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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의 단톡방 - 미디어 윤리 ㅣ 인성학교 마음교과서 6
방미진 지음, 국민지 그림, 신나민 감수 / 상상의집 / 2020년 10월
평점 :
학교 폭력은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직접 겪은 적은 없기에 그렇게 그 시절을 지나 현재가 되었는데요.
요즘에도 학교 폭력이 여전하고, 그로 인해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으로 나뉘어 싸운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학교안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법정싸움까지 가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힘들어하다 목숨을 잃기도 하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책에서 많이 접하게 됩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학교 폭력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다시 내 문제가 되었고, 학교에서 별일은 없는지 항상 관심을 가지게 되지요.
그런데 요즘 실제로 폭력이 행해지는 학교 폭력 말고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사이버 학교 폭력인데요.
몇년전에 봤던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주인공 천지가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는 장면 중 단톡방 장면을 인상깊게 봐서 기억이 나네요.
아이들은 천지만 단톡방에 넣어주지 않고는 단톡방에서 천지를 험담하고 욕하면서 실제로도 천지를 따돌렸지요. 또는 친구의 생일파티에 가서 아이들이 모두 있는데도 서로 직접 말은 안하고 천지만 빼고 단톡방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그 상황에서 무척 당황하고 힘들어하던 천지의 모습을 보며 공감하고 마음이 아펐었는데요.
이번에 상상의집에서 나온 신간 <13일의 단톡방>에서도 이러한 사이버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답니다.
상상의집 인성학교 마음교과서 시리즈 6번째 책인 이 책은 미디어 윤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은 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게 하고,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물론 학습하는데도 꼭 필요한 교육으로 보고 있는데요.
인성교육의 방법으로 좋은 책을 찾아 아이와 읽고 관련된 대화를 나누고 독후활동을 하는 등의 방법을 많이 이용하더라구요.
좋은 책을 찾는 것이 그 시작인데요, 이 책은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기도 해서 신뢰가 더 가더라구요.
거기다가 감수를 맡은 동국대학교 교육학과 신나민 교수님께서는 "사이버 폭력 교재로 사용되어도 손색없을 정도라고 감히 추천드린다"라는 추천의 말을 남기셨어요.
이 책이 아이들을 '가르치지'않고 '느끼게'해 주어 사이버 폭력이 무엇이고, 왜 나쁜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차례입니다.
루킹, 앱 공주 바이러스, 범인 없는 살인사건...
소제목들을 보아도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네요.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인데요. 루킹이라는 정체불명의 해커가 나옵니다. 단톡방을 자유롭게 다니며 약점을 폭로하는 SNS 의 스타이지요.
주인공은 민서인데 어느 날 갑자기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민서의 친구들. 과연 무슨 이유로 민서는 따돌림을 당하게 되었을까요?
루킹은 어느 단톡방에든 갑자기 나타나고 다른 사람의 약점을 캐고 폭로하는 '지옥에서 온 악마'이면서 SNS 대스타입니다. 이야기 전체적으로 이 루킹이 도대체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며 읽어나가게 되는데요.
루킹의 정체는 밝혀지지만 책에서 직접 확인하는게 좋겠습니다.
중간에 아이들이나 민서가 루킹의 정체를 추측해보는데요.
이야기를 읽으며 추리해보는 것도 재미있더라구요.
저는 정말 보고 깜짝놀랐었네요.
이제 주인공 민서의 단톡방입니다.
민서는 어느날 갑자기 단톡방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거나, 자신의 말은 무시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우연이겠지, 착각이겠지 하고 넘어가지요.
단짝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서도 친구들은 민서의 말에 아무도 대답을 안하고, 단톡방을 확인도 안 해요.
이건 단톡방에서뿐만이 아닙니다.
평소 하교길 함께 가던 친구들이 기다려주지 않고 먼저 간다거나, 퉁명스럽게 대꾸하고 민서를 피하지요.
민서는 자신이 '은따'라는 사실을 깨달아요.
하지만 왜인지 몰라요.
진짜 실제 이런 상황이 온다면 너무 답답할 것 같더라구요.
차라리 왜 화가 났는지 이야기 해주고 속시원히 대화로 풀면 좋은데 말하면 퉁명스럽게 대꾸하고 답도 안해주니 민서는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죠.
민서는 친구들에게 사과도 하고, 화도 내고 했지만 아이들은 이유는 딱히 알려주지 않고 따돌림을 하기만 해요. 속상한 마음에 민서는 루킹에게 화풀이 하는 말을 하고 루킹이 진짜 단톡방에 나타납니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서인지, 민서의 상황이 자신도 싫었는지 툴툴 거리면서 도와주는 루킹.
민서가 그래도 마음이 강한 아이라고 생각이 된게,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루킹과 티격태격하면서 뭔가 이유를 알고 이 상황을 헤쳐나가려고 하더라구요
그도 그럴것이 민서는 정말 잘못한 것이 없고,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되어 버린 상황이 너무 이상했으니까요.
익명대화방까지 만들어서 민서를 '앱 공주 바이러스'라 하면서 험담하는 아이들.
민서가 반응하는게 재미있어서 계속 이런 행동을 한다는 루킹의 말에, 아이들의 행동에 아무 대꾸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일부러 민서를 치고 가거나 보란듯이 수군거리면서 민서를 괴롭히기까지 합니다.
죄를 지었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는 아이들의 말에 점점 민서까지 정말 자신이 뭔가 큰 잘못을 한 것인가라는 착각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이 안타깝더라구요.
그래도 루킹이 있어서 복수를 하기로 하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파헤쳐나가기 시작합니다.
뭔가 민서가 자신을 괴롭힌 아이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증거를 잡자 갑자기 변명을 늘어놓으며, 자기들끼리 서로 잘못 떠넘기기를 하는 아이들.
이제 소문의 시작이 나오지 않을까. 하며 도대체 아이들이 왜, 누구때문에 이렇게 민서를 따돌리고 괴롭히게 된 걸까 긴장된 마음으로 이 부분을 읽어나갔거든요.
그런데 주동자는 딱히 없었어요. 작은 일로 시작이 되긴 했지만 그걸 이렇게까지 큰 일로 만든 주동자는 특정인이 아니었지요. 그리고 딱히 민서를 이렇게까지 괴롭힐 이유도 없었어요.
그게 엄청 무섭게 느껴지더라구요.
이유도, 주동자도, 시작도 명확하지 않게 그냥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을 따돌리고 괴롭히는데..
당하는 사람은 정말 너무 괴롭고 자신이 하지도 않은 잘못을 한 건 아닐까 고민하고 힘들어하는데 따돌리는 아이들은 다수에 숨어서 자신들의 행동이 잘못인 것도 모른것이지요.
꼭 표지에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의 민서를 물에서 나온 수많은 피라냐들이 물어뜯으려고 달려드는 그림이 이 모습과 딱 닮아있었어요.
다행히 잘 해결이 되고 에필로그는 단톡방이 부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됩니다.
처음에는 다시 문제가 계속 이어진다는 건가 싶었는데, 이 단톡방은 선생님께서 초대하신거였어요.
선생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우리는 한 번 실패했잖아. 지금이 절대 끝이 아니야. 우리 이대로 끝내지 말자."
실패하고 그냥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말이 무척 좋았습니다.
그렇게 깨끗하고 밝은 단톡방의 부활을 보여주며 이야기가 마무리 됩니다.
정말 민서에게 루킹이 없었으면 어찌 되었을까요?
영화 속 천지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민서의 성격은 밝고 씩씩한데도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점점 고민에 빠지고 몸도 마음도 힘들어지고, 정말 자신이 잘못했나 없는 잘못을 찾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았어요.
어떻게 해명을 해도 듣지 않고, 작은 말에도 꼬투리를 잡으며, 무시하면 괴롭혀서 반응하게 만드는 아이들의 모습에 점점 힘들어하는 민서의 모습이 안타까웠지요.
그래도 루킹이 도와줘서 이겨내는 모습은 우리도 주변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힘든 아이들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 주네요.
이야기를 마치면 마음 가꾸는 토론으로 미디어 윤리에 대한 내용이 나와요.
미디어와 미디어 윤리, 고통에 대한 공감, 스마트 미디어를 사용하는 우리들의 원칙에 대해 설명이 나오고 토론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것이 해결되는 과정도 현실적이라, 사이버 학교 폭력을 바로 옆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몰입해서 보다보니 재미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현실에 눈살을 찌푸리며 보기도 했답니다.
실제 단톡방에서 채팅하는 모습이 많이 나와있어서 더 현실적이기도 하고, 금방금방 읽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림도 많아서 초등저학년부터 어른까지 모두 읽으면 좋겠습니다.
* 상상맘 15기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