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해도 괜찮아! 샘과 왓슨 마음자람새 그림책 1
기슬렌 뒬리에 지음, 베랑제르 들라포르트 그림, 정순 옮김, 이보연 자문 / 나무말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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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때 놀이터에서 노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원숭이처럼 팔을 쭉쭉 늘여가면서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가는

철봉을 아주 못했는데, 다른 친구들은 휙휙 잘도 넘어갈 때 난 데롱데롱 매달려있기조차 힘들었다.

뭐 이런것도 유전이 되는건지, 우리 아이도 철봉에 매달리는걸 잘 못한다.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도 점프해서 철봉에 매달려서는 다리를 걸고

한바퀴 돌지를 않나, 이쪽에서 저쪽으로 팔을 자유자재로 넘기면서 넘어가는 걸 보면서

말은 하지 않는데 내심 속이 많이 상했나보다.

그 이후로는 놀이터에 나가서 놀기보단 집에서 그림 그리는걸 더 좋아한다.

이 책의 주인공 샘은 오늘 학교에서 엄청나게 속이 상해서 집으로 돌아온다.

샘을 반기는 고양이 왓슨은 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는

어떻게 샘을 위로할지, 격려할지 고민한다.

체육시간, 체육관 천장에 매달린 밧줄에 오르는 테스트가 있었던 모양이다.

와우.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인데 외국에선 아이들에게 이런 테스트가 있나보네?

여튼 우리의 주인공 샘만 오직 샘만 이 테스트에서 20점 만점에 2점을 받는다.

 

문제는 나 빼고 다른 아이들이 모두 성공했을 때 느끼는 좌절감, 수치심이 엄청 크다는 건데

아이들은 거기에 플러스 '놀림'까지 선사한다.

물렁물렁 팔이라는 놀림을 받게 된 샘의 기분을 떠올린다.


 

내가 학창시절 얼마나 얼마나 체육시간을 싫어했고

왜 내가 저 친구와 경쟁을 해서 그 결과를 점수로 받아야 했는지..

도대체 인생을 살면서 몇 초만에 100m 달리기를 성공하는지,

얼마나 철봉에 오래 매달리는지가 점수로 환산되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인생에선 내가 이해할 수 없어도 그렇게 점수화되는 것들이 상당히 많고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면 나만 피곤해질 뿐이라는걸 깨달았을 땐

이미 난 성인이 되어 있었다는 거.

내 아이도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내가 잘하지 못하는 부분(과목)까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하는지, 온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해야하는 순간이 온다 할지라도

피할 수 없는 시간이라면 그걸 어떻게 극복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이 책은 딱 내 어릴 때 필요한 이야기, 그리고 지금 내 아이에게 필요한 이야기이다.

내가 잘하는 것, 내 자신을 믿으면서 내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아이가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풀어놓았고

차츰 자신감을 찾으면서 밝아지는 샘의 표정을 통해

아이도 샘과 같이 치유되는 과정을 마음속으로 느낄 것이다.

 

 

책 말미에 있는 "자신감이 없을 때" 우리아이의 감정 코칭을 위한 아동가족상담센터 이보연 소장의 조언도

가슴에 크게 와 닿는다.

사회생활에서 남들과 비교되어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때, 꼭 읽어주고 싶은 성장동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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