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35
박예분 지음, 김태란 그림 / 책고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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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난 눈물이 많다.

그리고 전쟁영화를 무척이나 싫어한다.

전쟁영화는 다 슬프다. 눈에 보이는 장면들도 끔찍하고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아 힘들다.

전쟁관련 책은 어떻겠는가? 물론 싫다. 가슴이 아파서이다.

엄마의 책 편식은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진다.

전쟁 관련 책은 사주지도, 읽어주지도, 빌려다주지도 않았다.

큰 아이 학교 온라인 수업에서 전쟁에 관한 책이 소개되었다.

백장미, 안네의 일기.. 평소라면 외면하고 싶은 가슴아픈 전쟁이야기이다.

하지만 내 아이가 나랑 똑같을 수는 없는 법.

TV로 현충일 행사를 유심히 보고, 전쟁에 관한 책 소개를 찬찬히 보던 아이는

어느새 책장에서 안네의 일기를 찾아서 (도대체 저 책이 왜 우리집에 있는거지??) 읽고있는 것이 아닌가?



제목부터 슬프다. 우리 형.

책 표지를 보자마자 엄마 이거 전쟁책이예요? 묻는 큰아이.

어떻게 알았어? 하니깐 비행기 날아다니고 형이 손흔들면 슬픈 책이란다.

나는 마음을 다잡아먹고 전쟁이 꼭 슬픈것만은 아니야. 우리가 전쟁을 통해 얻는 교훈도 많고

왜 이런 슬픈일이 또 일어나면 안되는지 깨달아야 하고,

우리가 지금 이렇게 편하게 좋게 살기위해 희생하신, 너 현충일 행사때 봤지? 묵념하고 무덤있고 그런거.

그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반드시 갖기 위해서라고 전쟁은 기념하고 알아야 해.

나도 모르게 나와버린 말. (나도 놀랐다)

작은 아이는 서두만 읽었을 뿐인데 슬픈 책일거라고, 형 죽을거라고 벌써 통곡을 하고 있고 -_-;;;

큰 아이는 눈망울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읽어달라고 재촉한다.



12살이나 나이차가 나는 형. 믿음직하고 착한 형.

썰매도, 왕딱지도, 오줌싼 이불까지 척척 해결해주는 큰 형.

형이 있어서 얼마나 좋겠냐는 동네 친구들의 부러움.



형이 군대에 간 후, 얼마지나지 않아 전쟁이 터지고...

엄마가 목놓아 외치는 아들이름을 읽을 땐 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루룩.

엄마 또 우네? 이제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아이들은 계속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낮에는 경찰에게 밤에는 인민군에게 시달리는 삶 속에서도

동생은 태어나고 산 사람은 살아가는 삶이 계속된다.

형과 같은 군대에서 부상을 당해 제대한 군인이 가져다 준 형의 비망록.

그림 아래에 엷게 깔려있는 그림은

진짜 작가의 큰아버지가 군대에서 쓰신 비망록이 아닐런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어머니, 아버지, 동생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가족과 고향을 향한 애타는 그리움이 나에게도 꾹꾹 밀려와 또다시 눈물이..



형은 아직 새로 태어난 여동생은 만나보지도 못했는데..

형의 생사에 대해선 책 끝까지 이야기되진 않지만

어느덧 형과같은 마음으로 동생을 살피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형은 어느곳에 있던지 이 가족과 끝까지 함께 하고 있다는 감동을 받았다.

제목만 들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우리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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