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트랙터
안셀모 로베다 지음, 파올로 도메니코니 그림, 김현주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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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때나 우는 할머니네 닭 이야기로 시작하는 재미있는 책.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아무때나 우는 닭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창가에 앉아서 차를 드십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해가 떴고, 아침이 시작되었네요.



립스틱을 바르는 할머니의 표정과 손동작이 섬세합니다. 진짜 립스틱을 바를 때 나오는 표정이지요.

할머니는 좋아하는 긴부츠를 신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라는 듯이

할아버지는 집에 남겨둔채 트랙터를 타고 과수원을 향합니다.



과수원 일을 모두 마친 후에 간식을 잠깐 드시고 버섯을 따러 숲으로 들어가죠.

여기서 좀 아쉬웠던 부분이...

과수원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할머니가 땀이라도 뻘뻘 흘리며 작업하는 모습이 나왔더라면

작가가 얘기하는 남녀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좀 더 깰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제 나름대로의 아쉬움입니다.

할머니가 버섯을 따러 숲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보며 우리집 아이들은

마치 할머니가 소풍(피크닉)을 간 것으로 생각하더라구요,

(그도 그럴것이 바닥에 큰 수건을 깔고, 피크닉 바구니를 연상케 하는 바구니에서 간식을 먹었으니까요)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할머니는 힘들게 밭일(과수원일)을 마치고 다른 바깥일을 하러 숲에 가신거야"라고 설명을 해버렸죠.

이 책으로 아이들에게 남녀 성역할은 딱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는데~~



할아버지는 뚝딱뚝딱 요리도 잘하고, 잠시나마 친구와 무전기로 수다도 떠는

왠지 소극적이고 여유가 넘쳐보이는 그런 집안을 하는 모습도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집안일은 끝이 없다구~!!!)



물론 우리나라의 바깥일과 집안일에 대한 노동강도와

작가가 생각하는 바깥일과 집안일에 대한 노동강도는 많이 차이가 날 수 있으니까요.

결론적으로 아이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역할(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성역할)이 바뀌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재미있게 책을 읽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지극히 당연한 일처럼 남자와 여자의 일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툭~ 던지듯 읽어줄 수 있는

그리고 첫 페이지의 아무때나 우는 수탉이 너무나 재미있는 그런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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