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중고상점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물건들을 매입하고, 판매하는 일이 고유의 일인 중고상점의 이야기들은 그래서 지나간 시간의 이야기들이 된다.
물건을 처분하는 이야기는 대게 짐작할만한 사연들이 담겨있기 마련일텐데 보통은 그 속의 이야기들이 삭제된다.
물건에 이야기마져 포함돼 있다면 누군가는 조금 찜찜한 인상을 먼저 해보기도 쉽다. 그 반대의 경우는 금방이고 떠오르는 최고 상위권 대학에 간 언니오빠의 방석이나 책걸상, 필기구처럼 희망을 가득 품은 물건들 정도.

먹먹한 이야기의 물건도 반드시 그 이야기의 취약한 부분에 집중되어 있을 필요가 있을까. 다른 곳에서 더 나은 도구로 충분히 값어치 있는 사물이 되어도 좋을 것 이다. 잉여를 생산하는 자본이 지배하는 시대에, 이를 거슬러 가보는 중고물픔가게는 더이상 수상함의 장소가 아닌 당근당근한 장소로 늘 건재할 수 있다면 좋겠다.

또 가끔 물품을 처분하기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활기를 주는 그런 가게라면 어떨까. 어제의 것으로 내일을 이야기해도 좋은건데. 참 수상해지고도 싶은 요즘에 만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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