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도노 하루카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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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쪽. 그러나 하고 싶은 일만 한다고 강해지진 않는다.

167쪽. 이 남자는 부인과 데이트를 하고 싶은 나머지 연습을 빨리 끝낸 것이다.

..

179쪽. 그들만의 이야기인 듯, 내게는 내용이 들리지 않았다.

앞으로 돌아와 개그 공연 장면을 다시 읽는다. 스포츠. 연애. 학업. 우리 삶의 거의 모든 건 시작과 끝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결혼이나 육아, 취업, 육체, 근육, 사랑, 우정, 생각, 이러한 것들은 시작과 끝이 광범위해지고 혼란스럽기도 새롭게 보완되고, 이어지거나 멈추거나 나아가는, 새로워지거나 퇴행하기도 하는 여러가지 관계와 환경의 영향을 받고있는 것들이다.

개인의 노력과 함께 타인과 사회의 상호작용 속에서 만들어 가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41쪽. 넌 어떻게 생각해? 틀렸으면 틀렸다고 말해줘. 그래야 성장할 수 있으니까.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돈을 왕창 벌려면 난 지금 성장해야만 하는 시기거든. ..

타인에 대해 또 자기자신에 대해 적어도 무언가 관찰을 해보았던 나, 요스케는 타인과 자신을 '자신의 관찰로' 의식해 나감으로써 자신과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겠지만 의식의 저편에서 벌어지는 타인의 세계는 늘 자신의 이해를 벗어나버리기도 한다.

정치가가 되고 싶어하는 마이코와 공무원을 준비하는 나 요스케, 수조 안의 빨간 물고기를 키우는 아카리.
요스케는 신입생 아카리와 성욕이라는 또하나의 트레이닝을 시작하게 되지만 헤어진 마이코가 던져준 잠깐의 균열은 새로운 연인 아카리와의 관계를 비집고 들어오며 어느 누구도 자세히 간파할 수 없는 기묘한 이별의 슬픔, 슬프다는 게 확실히 무언지를 배우는 마음의 일에 대해 알아가며 하나의 정점, 파국을 맞이한다.

25쪽. 오늘 공연은, 딱히 졸업 공연이라든가 그런 건 아니고 신입생을 위한 환영 공연이야. 지금 시기니까 말이지. .. 벗꽃도 지기 시작했고, 4학년 졸업보다 조금 늦고 1학년 입학보다 조금 빠른, 이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나만의 타이밍에 끝낼 거야.

29쪽. 사실이 어떤지 타인인 나는 알 수 없다.

젊은 작가가 젊은 주인공을 통해 가볍고 사소한 내면의 이야기들로 어떻게 삶의 의미를 다른 방식으로 건져 올릴 수 있는지를 미묘한 하나의 익숙한 듯 또 다른 방식을 이 책이 얼핏 보여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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