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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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쪽. 나는 16년 7개월을 넘게 여행했고, 이것이 바로 그 여행에 관한 진실한 기록임을 점잖은 독자께 알린다.

얼마전 각기 다른 독서모임에서 조지오웰의 <1984>와 <동물농장>을 차례로 읽었다. 또 지난주쯤에는 <소를 생각한다>라는 에세이를 읽었는데. 전혀 다른 시대에 씌여진 책이지만 이들이 말하는 바가 어쩐지 매우 닯아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여행을 다니는 모습에서 나 또한 <어린왕자>같은 장면들도 떠올랐다.

무엇보다 거인에서 순한 야후가 되기까지 걸리버의 변화와 '사건의 감지'들은 조지 오웰도 극찬한 소설적 장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너선 스위프트가 살았던 시대의 영국에 대해 검색 해보았고, 숙종시대 (장길산 등이 함께 검색된다 ), 네델란드나 일본에 대해, 혹은 유토피아(1516년), 세익스피어나 허균에 대해 박지원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을 읽어가며 이것저것 검색했다.

걸리버가 여행에서 안전히 돌아오고 다시 떠나는 일을 반복하며 받았던 교훈들을 어쩌면 현재 많은 지구촌의 젊은이들이 경험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 세대에는 그리 빨리 깨닫지 못했다해도 지금의 세대에 <걸리버 여행기>가 펼쳐주는 긴 시간의 항해는 '약간의 이성을 부여받은 동물'(316쪽)에서 다리나 팔이 멀쩡히 있다고 자랑하지 않는 견딜만한 사회(361쪽)로의 소망을 담은, 그래서 이 지난한 여행이 어쩌면 순전한 허구이기를 바란 그의 조언은 대항해시대가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오랜 시간이 흐른 후까지도 어느정도는 변화했고, 또 많은 부분들은 우리의 소망으로 남겨져 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오늘날의 엄청난 정보혁명과 속도전쟁 속에서 우리는 어떤 여행기를 남길 수 있을까. 걸리버처럼 우리의 크기를 조절하며 완급을 조절할 수 있는 우리 각자의 여행기를 이제 우리는 써내려가야 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지성 클래식의 26번과 28번을 읽은 후 27번 <걸리버 여행기>를 읽을 수 있어서 너무도 다행스럽다. ( 26번은 진보와 빈곤, 헨리 조지. 28번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다. )
또 역시 <동물농장>과 <1984>를 읽어 둔 것도 참 요긴한 일이다.

<걸리버 여행기>는 다른 많은 책과 검색어와 지식을 총동원해서 읽으면 더 재밌어지는 독특하고 놀라운 그래서 "세상에서 여섯 권의 책만 남긴다면 그 중 하나로" 골라야 한다는 조지 오웰의 주장을 긍정하게 하는 책일 수 가 있었다.
완역본이라 조금 두텁고 길지만, 동화책이나 다른 얇은 책과 교차해서 읽어본다면 훨씬 재밌게 끝까지 넘겨볼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왜냐면 <걸리버 여행기>의 핵심은 역시 긴 여행의 끝인 4부에 쏟아지고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읽더라도 끝까지 책을 펼쳐볼 것을 권한다.

323쪽. 그런 은밀한 쾌락은 전적으로 우리 인간이 사는 세상 쪽에서 기술과 이성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320쪽. 주인은 학문, 정부, 기술, 제조 등에 관해서 이 나라의 야후와 우리 인간 사이에 어떠한 유사성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왜냐하면 그는 야후와 우리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같은지만 관찰했기 때문이다.

219쪽. 내 생각엔 연구실이 500개는 족히 넘었던 것 같다.

124쪽. 왕비는 나의 어법이 궁정 예절에 맞지 않는 엉터리임을 어느 정도 감안해 주면서도 이렇게나 작은 동물이 상당한 재치와 양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19쪽. 나는 그날 12회 공연을 했고, 종종 같은 재주를 여러 번 되풀이해야 했다. 마침내 나는 피로와 분노로 거의 초주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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