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생각한다
존 코널 지음, 노승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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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렁소에 대한 조그만 기억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한동안 생각나곤 했던 내 어린 시절의 소를 기억한다.

아일랜드의 역사와 자연에 대해 알듯 모를듯 머릿 속의 퍼즐을 맞추며 책을 읽었다.

한 젊은이가 어떻게 아버지의 농장에서 소를 키우며 글을 써내려 갔고, 또 꿈과 희망을 되찾게 되었는지를.
소로의 작품에서 받은 영감 못지않게 소에 대한 많은 공부를 했기에 이 책은 더욱 빛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247쪽. 정말로 내게 화가 난것은 아니라고 혼잣말을 한다. 속상해서 그랬던 거다. 며칠 지나면 사그라들 것이다. 날씨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 다툼이 부쩍 많아지고 집안 분위기가 다시 냉랭해졌다. 밤일, 송아지, 양, 레드의 죽음까지, 농장일이 우리 모두를 갉아먹고 있다. 서로 못잡아먹어 안달이다. .. 그 정도 시간이면 분을 삭이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도 그럴테고. 왜 쉬운일은 없는 걸까. .. 아마 어머니도 마음이 급해서 그랬을 것이다. 날씨가 어머니에게도 영향을 끼쳤나 보다.
..

책은 농부가 되는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아버지로부터 배워가는 짧지만 긴 이야기들이 다채롭게 담겨있는 자전적 수기이다.

1월 부터 시작되어 5~6월의 새로운 소식으로 끝을 맺는다. 7월부터의 이야기는 어쩐지 벌써 씌여지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자신의 자리, 작은 고장과 마을에서의 삶이 도시의 화려하고 현대적인 생활이 남긴 아픔과 고독을 어떻게 가라앉히고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지를 짧은 시간동안 천천히 또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해법이 전통과 가족 그리고 자연 속에 숨겨져 있음을 서서히 발견케 해 줄 것이다.

공장식 축산이 아닌 전통의 방식과 아버지, 소와 양들, 헤어진 연인과 그가 깨우치는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에게 소와 자연, 또 생명이 무엇이었는지를 전해주는 따스한 책 <소를 생각한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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