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언덕을 달리는 말 즐거운 동화 여행 92
이시구 지음, 차상미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4쪽. 빅토르의 증조할아버지 고향은 경상도였다. 일제강점기 때 많은 조선인들이 일본의 주도권 아래 있던 러시아의 사할린 지방 탄광에 강제로 끌려갔다. 그들은 하루에 주먹밥 한 덩이로 허기를 달래며 중노동에 시달렸고, 차가운 탄광 바닥에서 아무렇게나 쓰러져 잠이 들곤 했다.
..

오지 탐험가 아빠는 6학년 현이를 혼자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태웠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바이칼에 꼭 가보라는 증조할아버지의 유언때문이다. 바이칼 호수에서 고려인 빅토르를 만난다.

20쪽.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에 살고 있는 한국인 교포를 통틀어 고려인이라고 해. 우리는 조선인도 아닌 한민족이야.

37쪽. 화난 말은 미군의 제7기병대를 물리친 인디언 수우족의 추장이었다. 결국 미군의 총에 죽었지만 인디언들에겐 영웅이었다.

마사이족의 시쿠쿠, 인디언 작은 번개, 필리핀의 후안, 한국의 현기와 현. 트로이의 지브지브, 뱀파이어 소녀에게 물린 준이의 눈물.

지역과 시대의 경계를 넘는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이야기들로 묶인 즐거운 동화여행 92권 검은 언덕을 달리는 말. 역사와 사회의 관계망 속에서 어린 친구들이 처한 상황은 각기 다른 외로움과 아픔이 있지만, 그것은 서로에게 위로와 우정을 나누는 희망의 끈이 되기도 한다.

물질과 자본이 지배하는 차가운 현실의 이면에는 작고 여린 사람들이 동시에 살아가고 있으며 이들은 서로에게 현실세계의 벽에 싸우는 힘겨루기가 아닌, 서로의 부족함을 감싸안는 우정과 연대가 필요함을 말하는 듯하다.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했던 이상과 꿈의 세계를 문득 생각했다. 잔잔한 그림이 함께하는 가문비의 창작동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