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로 살아온 저자의 여행에세이를 읽는다. 여느 여행기와 다른 점은 한 동성의 친구와의 여행, 그 사이 결혼을 하고 다시 여행을 떠났던 이야기가 달라진 일상의 풍경을 어떻게 연결해주고 있는지를 가늠하고 있다는 점들이다. 달라진 것이 없지만, 이미 달라져가는 우리의 시간들은 여행이라는 사건을 통해, 새로운 시선과 다른 무언가를 알게 되는 경험을 통해 다음의 시간을 움직이는 힘도 조금 더 충실히 끌어안을 마음의 확장을 얻었던 것은 아닐까. 마침 교토 여행기가 나오는데, 신기하게도 주위에서 여행 이야기가 나왔고, 나도 모르게 그 여행에 승차하여 하나 둘 떠날 준비를 하게 되었다. 아직 스스로 아무것도 준비한 것이 없어 보이긴 하지만, 내 앞의 그들의 실천은 굉장히 열정적이고 순차적이었다. 늘 일시 정지상태의 여행이란 측면을 애써 꾹 눌러 두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기억나야 한다. 일상이라는 여행이 주었던 작은 기쁨들을 애써 눌렀다는 표현과 달리 내 작은 여기의 보폭은 내 삶을 낮추고 멈추어 주고 가라앉혀 주는 살아남과 충전함의 열매였음을 기억해 나가려 한다.앞으로 이렇게 그들과 같은 어떤 계기가 다가오면 동시에 나도 모르게 그 여행에 동행하려는 마음도 이해해간다. 혼자만의 여행이 아닌 함께하는 여행을 향해. 나도 역시 잠시 다음의 꿈을 함께 꿔보겠다고. 제목처럼 이제, 내가 떠날 차례라는 순서가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