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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죽고 싶으면 죽어도 돼 - 딸의 이 한마디로 나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기시다 히로미 지음, 박진희 옮김 / 리즈앤북 / 2019년 5월
평점 :
부모님과 남들의 눈을 의식하며 타인에게 지나치게 마음을 쓰며 살았던 히로미는 단기대학 졸업 후 대기업 계열의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며 남편을 만나 일찍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였다.
1995년, 장애가 있는 둘째를 낳은 후 몹시 암담한 상황에서 남편에게 힘들면 키우지 않고, 시설에 맡기는 방법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자신의 괴로움을 인정하고 위로해준 말 한마디에 구원을 얻는다.
"아니, 료타는 내가 키울 거예요."
그리고 히로미 가족에게는 다시 두 번의 불행이 더 찾아 온다. 39세의 젊은 나이에 남편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고 2주후 눈을 감는다.
남편이 떠난 후 3년이 지난 마흔의 히로미는 동네의 접골원에서 일하던 중 가슴에 충격음을 듣고 병원을 찾는다. 심장의 굵은 혈관이 파열하여 벗겨지는 치사율 50퍼센트의 대동맥해리. 1초가 급한 병. 그대로 앰뷸런스에 이송되어 수술을 받고 하반신이 마비되는 불운한 삶이 시작된다.
하루 아침에 다리를 잃은 하루미는 고통속에서 죽고 싶다는 말을 쏟아내고, 딸은 그런 엄마에게 죽음에 대한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정말 못 견디겠다면 죽으면 된다는 사실을. 또 같이 죽어 줄 수도 있다고. 그런 말은 히로미를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구원이 되었다.
"하지만 엄마, 반대로 생각해 봐. 만약 내가 엄마랑 같은 병에 걸렸다고 쳐. 엄마는 내가 싫어질 거 같아? 나를 귀찮다고 생각할 거야?" 108쪽
다시 태어난 그녀는 걷지 못해도 할 수 있는 심리 카운슬링 공부를 시작한다.
또 퇴원 후 반년만에 접골원에 다시 복직하여 주말에는 세라피 교실을 다녔고, 수료후 세라피 활동도 시작했다. 그 후 강연활동을 하며 장애가 있는 강사 육성을 돕고 있다. (168쪽)
강연을 통해 아들 료타의 육아와 살아가는 법을 절망이 아닌 희망을 보는 법을
이야기한다.
절망이란 희망을 잃는 일입미다. 더 이상 바람이 없다는 말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희망을 잃지 않고 바람을 가지는 건 우리들의 노력으로 어떻게든 됩니다. 없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에,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는일에 눈을 돌리세요. 그것이 나의 노력이었습니다. (213쪽)
불행한 사람은 불행에서 희망으로 한 걸음을 옮길 수 있는 작은 지푸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 작은 불길을 잡으려고 집중하는 사람의 이야기. 지친 우리를 위로하는 작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