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자유로워졌다고 믿는 사이에 - 몸에 발목 잡힌 페미니즘
마리안느 뒤라노 지음, 김혜영 옮김 / 책밥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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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여성의 몸을 통해, 혹은 젊은 여성들의, 그리고 일하는 여성과 피임의 방법들, 인공수정과 대리모, 그 모든 여성을 둘러싼 외적이며 내적인 것들을 위한 지혜로운 삶의 방법에 관한 새로운 모색이 필요해 졌다면 당신은 이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

혹은 아직 그런 정보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 청소년, 남성, 이 모든걸 초월해버렸다는 노인이라 하더라도 당신의 건강한 사회생활을 위해 당신 외의 성에 대해, 혹은 우리 스스로의 몸에 대해 이제 차차 그 전후 사정들을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되지나 않았나 싶은게 미투운동 이후의 대한민국이 이제 어디로 나아갈 수 있을지 작은 기대도 해보는 지금. 손놓고 변화가 우리앞에 주어진다고 낙관해선 곤란할 것 같다.

어떤 사실들은 굉장한 충격을 주며 한 사회를 바
꿔놓는다. 또 한 사람이 성장하는 단계에서 이러한 몸과 이성에 대한, 결혼, 출산, 육아에 관한 경험들은 모든 것이 베일에 쌓인채로 우리에게 갑짜기 주어지는 형식이다.

유독 이런 분야의 상식들은 도대체 왜 모든것이 사적인 경험에 의해 혹은 무수한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또는 그 마져도 서로가 소통하는 방식이 아닌, 일기나 독백같은 형식으로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천천히 걸어나와야만 했던 걸까.

사랑에 관한 성찰은 온데간데 없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성은 피임약을 소비하고 의학 기술에 의존함으로써 지극히 사적인 영역을 공공 정책 분야와 상업 분야로 바꾸어 버렸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자신의 사생활을 공공의 영역으로 위임해 버리는 꼴인 것이다. (93쪽)

임신은 행위가 아닌 가능성이다. (112쪽)

임신은 행위가 아니라 상태이다.

9개월 동안 지속되면서 삶을 송두리째 뒤엎는다. 원했던 임신이든 아니든 임신의 목적은 다른 생명의 탄생이다. (113쪽)

그렇다. 우리의 몸은 장기가 모인 덩어리가 아니었다. (114쪽)

오로지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는 마른 몸은 누가 누구를 위해 창조하는 것일까. 우리는 모두 그러한 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로서의 몸을 유지하길 바라마지 않아야 했던 걸까.

그러다 보니 이제는 20대, 30대의 출산은 찾아 보기 힘들다. 아이들은 연기되거나 심지어 대리모를 찾아 나서는 이들도 나타난다.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공동 부모 사이트도 존재한다니. 미래의 여성의 몸과 가정의 변화는 과연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연습인걸까.

여기에 대한 해법으로 저자는 자율성에 기반한 타율기술에 관해 이야기 한다. (5. 피임, 고맙지만, 내가 알아서 할께요.) 몸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화학제품을 끊어낼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아기를 바라는 소망과불임 그리고 인공 수정의 사회적 네트워크'로 표방되는 인터넷 사이트 마이펄티에 따르면, 인공수정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야기하며 부부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고초를 겪게 만든다. (205쪽)

그리고 반다나 시바와 마리아 미스의 <에코페니미즘>을 소개한다.

아이를 낳는 일은 자동차나 기계를 만드는 일과 완전히 다르다. 여성은 머릿속으로 태어날 아기의 설계도를 그리지 않는다. (226쪽)

자, 이제 우리는 지금과 다른 사회가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연습해야 할 단계이다.

이제 개조해야 하는 건 우리가 여성의 육체와 생식력을 바라보는 시선 그 자체다. 여성을 남성과 다름없이 보고 여성의 몸을 거추장스러운 기계처럼, 여성의 자궁을 마치 예속시켜야 하는 비이성적인 동물처럼 보는 것을 그만두는 것, 바로 이것이 다시 읽고 비판할 필요가 있는 우리의 모든 철학적 전통이다. (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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