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번의 낮
신유진 지음 / 1984Books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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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것이 어떻게 찾아와서 방문을 두드리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사람을 데려가는지, 걸걸한 목소리로 무거운 이야기를 농담과 진다 사이의 애매한 언어로 툭툭 내뱉었다.

죽음이 방문 앞에 와 있다고 했다. 함부로 문을 벌컥 열고 그녀를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이제 들어와도 좋다는 사인을 보낼 때를 정중하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은 믿었고 반은 믿지 않았다. 나로서는 짐작하기 힘든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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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번의 낮
신유진 지음 / 1984Books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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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러나 한 가지 이상한 것은 어떻게도 떨쳐내지 못하는 불안감이다.
매일 달리는 길의 모퉁이를 돌 때, 녀석은 뒷좌석에 태연하게 앉아 내 뒷덜미를 붙든다.
어쩔 수 없다. 길 한복판에 차를 세울 수 없으니, 당분간은 함께 달릴 수밖에.
목걸미가 뻐근하다. 불안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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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발레 - 그래도 안 힘든 척하는 게 발레다 아무튼 시리즈 16
최민영 지음 / 위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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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더라도, 그런 몸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계속 노력하길 포기하지 않는 기다림의 시간이 말이다.

잘못된 자세를 고정하는 건 새로 배우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 머리로는 아는데 몸은 더디고, 마음이 급하면 몸에 밴 나쁜 습관이 튀어나온다.

무작정 했던 이전의 노력은 진짜 노력이 아니었다. 노력을 쏟는 그 방향이 정말 맞는 건지, 노력하는 방식이 정말 효과적인 것인지를 스스로 질문하는 게 필요했다. 어쩌면 나는 ‘내가 이만큼 노력했으니까 더 나아질 거야’라는 자기 주술에 빠져 있었던 건 아닐까.

아무래도 ‘안 하는’ 건 미워할 수있어도 ‘못하는’ 건 미워할 수가 없는 법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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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발레 - 그래도 안 힘든 척하는 게 발레다 아무튼 시리즈 16
최민영 지음 / 위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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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시간에 그토록 총체적으로 완벽하게 내 존재가 바보스럽다고 느껴지긴 처음이었다.

매력적이고도 만만찮은 퀴즈를 만났을 때처럼 도전 의식이 활활 불타올랐다.

좋아서 꾸준하게 하는 일의 무시무시함이라니…

음악에 맞춰 발을 세워 몸을 높이 올리는 건 황홀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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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발레 - 그래도 안 힘든 척하는 게 발레다 아무튼 시리즈 16
최민영 지음 / 위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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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는 새로운 경험보다는 반복되는 경험이 많아지기 때문이라는 이론이 있다.
어른은 대부분 반복되는 일상을 살기 때문에 뇌가 일일이 다 기억하지 않으니 하루하루가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발레 학원비 벌려고 직장 다니고, 퇴근해서 발레하려고 아침에 출근한다." 클래식 피아노 선율에 맞춰 내 몸에 온전하게 몰입하는 90분이 주는 기쁨은 그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다.

하여간 뭔가 하기 싫거나 두려울 때면 별별 이유를 다 끌어다 붙이는게 인간의 게으른 천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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