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이 찾아오는 순간 - 읽고 쓰기에 대한 다정한 귓속말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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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이기 어려운 황당한 현실에 부딪쳤을 때, 사람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현실을 자기 마음의 형태에 맞도록 이리저리 바꿔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이 무의식적인 행위가 바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또 현실을 기억할 때도 있는 그대로 기억하는 일은 절대 없어요. 기쁜 일은 크게 확대하고 슬픈 일은 조그맣게 축소하는 등, 자기 마음의 형태에 맞게 변형해서 기억합니다. 현실을 이야기로서 자기 안에 쌓아가는 것이죠.

‘살아남은 자의 ’죄의식‘ 이러기보다 ’갚아야 할 빚‘이라는 의식. 누구에게 빌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독특한 형태로 빚을 진 듯한 심정. 가해자에게 받아내서 죽은 자에게 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는지 모르는. 죽은 자는 존경받는다. 산 자는 오히려 기피 대상이 된다..’

우리 중에서 정말로 괜찮은 사람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쓴다는 것, 문장에 모습을 드러나게 하는 것, 그것은 특권적인 지식을 열고하는 행위가 아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 하나 말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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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이 없는 삶이라도
김해서 지음 / 세미콜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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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는 약간의 좋은 일과 많은 나쁜 일이 생긴다. 좋은 일은 그냥 그 자체로 놔둬라. 그리고 나쁜 일은 바꿔라. 더 나은 것으로. 이를테면 시 같은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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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이 없는 삶이라도
김해서 지음 / 세미콜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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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내가 감내할 수 있을 만큼 불편해보려는 사람이다. 끼어드는 사고에 기꺼이 들이받는다.

이번에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 한 숨을 쉴 수밖에.

느리게, 너절하게, 그러나 이상하리만치 고집을 부리며 살아온 덕에.

더 빨리 더 많이 행동하라고 독촉하는 듯한 세상 때문에 왕성하게 슬펐으나, 이제 고요 속에서 서서히 기쁘다.

내가 기대하지 않은 모습일 수도 있고, 오랫동안 바라온 모습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을 서둘러 떠나지 않을 것이다. 비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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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번의 밤
신유진 지음 / 1984Books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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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온전히 간 후에야 나는 비로소 밤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내일의 대책도 없으면서 밤이 가기만을 기다렸다. 아침에 오면 오늘의 내가 모두 사라지지 않을까, 혹시 다른 내가 되어 있지 않을까, 미신을 믿듯 기대를 걸었다.
그러니 나는 밤을 싫어했고, 나를 싫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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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2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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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막상 어떤 일이 닥치면 누구라도 악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의 의미였다.
"의미라고 해봐야 깊은 의미가 있는 건 아니네. 다시 말해 그냥 사실인 거지. 억지 이론이 아니네."
"돈이지. 돈을 보면 그 어떤 군자라도 금세 악인이 된다네."

"자네의 기분도 내 대답 하나에 금세 변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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