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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격하게 솔직한 사노 요코의 근심 소멸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자기계발서인가 ?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아닌가?
이 책은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반성과 질책 그리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내용인가?
하는 물음을 갖고 첫 장을 넘겼다.
요즘 흔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색다른 자신을 발견해 가는 책이었다.
요즘 인문도 자기계발서 마냥 포장되고
책은 나를 나타내기 위해 써야 한다는 출판사도 있고
대한민국 교육은 "나 잘 되기 위해 배운다" 다
이렇게 모든 것이 오로지 나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하느님의 가르침은 이웃에 대한 사랑에 있고
인문에서 배움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뭔가 손발이 따로 논다
이 책은 흔한 인문자기계발서 처럼 뭘 조급하게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삶이 어렵고 힘든게 아니라 재미있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한다.
왜 바쁘게 사는지 모르며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인류를 쓰담쓰담했다 비웃기도 한다.
요코 언니는 인정할 건 인정하고 솔직할 건 너무 솔직하게 말한다.
2016년 온 세상은 물질과 이기심으로 가득하다.
나 잘 되기 위해 이웃을 속이고 상처 내는 것이 기본적인 소양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무엇이든 복잡하게 만들어 알고 싶어 하지 않는 바보로 만든다.
통신도 금융도 정치도 계약서도
모두 복잡해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세상을 만들고
살펴보면 뻥과자처럼 아무것도 없다.
이처럼 복잡한 세상에서 길을 잃은 나에게
요코언니는 자신의 삶으로 명쾌한 언니의 지혜를 보여준다.
동감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전적으로 내 자유선택이다.
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언니의 삶
책을 쓰고 또 읽고 내 삶을 변화시키는 것도 맞지만
언니의 이 책은 언니의 삶으로 내 삶에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인정한다는 것과 솔직하다는 것"
결코 쉽지 않다.
학자, 정치가, 사업자 중 이런 소양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식으로 나를 드러내 보이는 것은 요즘 세상에 대단히 위험하다.
왜냐면 인정하고 솔직할수록 세상은 그런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슬픈 세상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분명 세상엔 아직 요코언니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난 언니의 일상 속에서 그 빛을 보았다.
요코언니의 삶엔 편안과 위로와 위트가 있다.
언니는 그렇게 삶을 살았다.
너무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아 몇 개 뽑아본다.
1. 만화와 텔레비젼에 진하게 잘 구워진 돼지 (아들)
2.이 이야기는 왜, 오리네 식구를 갑자기 다른 집 아이로 만들어 버리냐고. 나빠 (미운오리새끼)
3. 난 책을 읽어 봤자 바로 잊어버린다. 차례로 연달아 잊어버린다. 기억에 남는 것은 왠지 야한 것 뿐
4. 하루 세끼 식사에 낮잠도 덤으로 줍니다 (결혼)
5. 시시껄렁한 남편한테 20년이나 혹사당하며 재봉틀을 밟고 있는 뿐짱 이불만 있으면 내일 다시 일아날 수 있다니까. 이불 뒤집어 쓰고 힘내자
너무 솔직해서 웃기고
깊이 공감 되어 나의 마음을 깨운고 기억되고 언니가 보고 싶어진다.
물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쳐달리는 요즘
이런 책으로
인생길을 돌아 보며 우리 서로 쓰담쓰담하면 좋겠다.
오타와 문맥이 이상한 곳이 두어곳 있어 실망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