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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기억한다 - 트라우마가 남긴 흔적들
베셀 반 데어 콜크 지음, 제효영 옮김, 김현수 감수 / 을유문화사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외상 후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외상의 치유제 역할을 할 이정표가 될 책이라고 밝힌 목적에 딱 맞는 책이다.
읽는 내내 미국의 정신의학계의 비통한 현실에 마음 아팠다. 그리고 우리나라 현실이 걱정됐다. 베트남 전쟁, 아동에 대한 성추행, 방치, 폭력 그리고 각종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 등 사회 전반으로 다양하게 확산하여가는 정신병의 원인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오랜 연구를 통해 지금도 검증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모든 트라우마는 뇌와 마음과 몸에 흔적을 남긴다고 밝힌다. 그러나 치료는 몸에서 나타나는 증상만을 보고 약물치료에 집중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 병의 원인을 제거해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행동을 둔화시키는 것이 치료인양 약물치료에 치중하며 그 원인은 돈과 연관이 있다고 여러 번 밝히고 있다. 간편하고 빠르게 돈이 되는 약물치료를 선호하는 의학계의 현실에 맞서 실제로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30년째 노력하는 베셀박사와 뜻을 같이하는 모든 분께 깊이 감사한다.
정신과 의사로서 사명감을 올바로 인식한 박사가 30년간 연구를 토대로 쓴 책이라 다양한 트라우마 사례가 나오며 어릴수록 트라우마 흔적이 깊어 치료가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양육자의 일관된 양육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트라우마는 정신병뿐만 아니라 육체에도 여러 종류의 질병을 유발해 그 치료를 위한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며 그 예방에 중요 포인트는 아동보육에 있다고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부모가 되어 아이를 돌본다는 것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며 양육자가 그러한 능력이 안 될 때는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데 현실은 외면 쪽으로 가고 있어 걱정하고 있다.
이렇게 치료의 목적을 발병 원인에 맞추어 사회적으로 공동책임을 강조했으며 발병했을 때 치료는 과학적 검증이 가능한 다양한 치료법(약물, 면담, 침술, 마사지,요가, 글쓰기, 그림, 음악, 춤, EMDR, 뉴로피드백, 연극치료)에 대한 임상 실험 자료를 확보해 치료에 신뢰성을 주는 연구들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희망적이 소식도 전해준다.
이 책은 의학계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생활을 영유하고 있는 사람이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사랑이 부족하면 정신적 면역력이 약해서 살면서 생기는 트라우마에 쉽게 병든다고 말한다. 그로 인한 육체도 병들고 그 해는 모든 사회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정신병자를 병원에 가두어 놓고 약물로만 치료하는 것은 또 다른 학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정상적인 삶을 찾아 줘야 하는데 죄수처럼 감옥에 가두는 것은 아닐까? 내 가족, 형제가 그런 학대와 과다한 약물투여로 마루타가 되지 않게 하려면 나부터 이 병에 대해 이해하고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음을 알고 정신과 의사를 맹신하면 안 되겠다는 경각심이 갖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다. 이 책을 읽는 것은 의료사고로부터 가족을 보호해줄 힘을 키워줬다.
그리고 몸과 마음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정신건강과 육체건강을 함께 챙겨야 함을 알았고 타인의 트라우마를 외면하려는 인간 본능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됐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세월호 사건이나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도 관심 가져야 하며 전쟁이나 아동학대의 무서운 피해를 다시 되새기게 되었다.
가족 중에 누군가 사회적응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이 책을 먼저 읽어 가족이 도울 방법을 함께 모색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