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 끊기 - 반복된 문제를 부수는 최소한의 행동 설계법
빌 오한론 지음, 김보미 옮김 / 터닝페이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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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더 작게 목표를 세우고 행동을 강조하는 면이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과 비슷해 보여서 처음엔 그냥 읽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마약 중독자도 치료했다는 문구에 이끌려 책을 펼쳐봤는데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둘이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먼저 관성 끊기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결정적인 차이를 스포츠에 비유해 볼게요. 제임스 클리어의 방식은 야구 선수였던 본인의 경험에서 나온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코어 트레이닝이라고 한다면 빌 오한론의 관성 끊기는 경기 도중 안 좋은 흐름을 끊어내는 타임아웃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경기가 안 풀리고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밀릴 때 유능한 감독이라면 당연히 타임아웃을 외칠 겁니다. 선수를 교체하거나 전략을 수정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겠죠. 상대방의 좋은 흐름을 끊어버리고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잠시 멈추는 게임 체인저의 역할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인 해결 지향적 접근법입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야구 선수를 포기할 만큼 큰 사고를 겪고 다시 일어섰는데 빌 오한론도 심리적 고통이라면 만만치 않게 겪었습니다. 자살을 결심할 만큼 심한 우울증이었고 어린 시절 성적 학대라는 트라우마까지 짊어지고 있었죠. 그를 구출해낸 건 1970년대부터 그가 익혀온 해결 지향적 접근법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마음이 아플 때 원인에 대해 묻습니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어디서부터 꼬였을까?,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같은 질문을 던지며 과거를 분석하죠. 하지만 저자는 심리학과 정신의학에 과도하게 의존할 면 오히려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고 경고합니다.

1. 해결책이 아닌 문제의 해석만을 얻게 된다.

2. 과거의 사건이나 성격 등 바꿀 수 없는 일에만 집중하게 된다.

3. 자신을 유년기의 희생자, 생물학·유전자적 희생자, 가족과 사회 등에 억압된 희생자로 여기게 된다.

4. 치유 프로그램이나 책을 통해 자신도 알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들을 발견하게 된다.

최근 몇 년 동안 읽어봤던 힐링 에세이나 심리 상담은 주로 과거를 분석하고 가족 관계를 들여다보고 깊이 파악하는데 집중하더라고요.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그래서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애매해집니다.

반면 빌 오한론은 해석이나 분석을 하려고 하지 말고 그 대신 상황을 자세히 관찰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다 문제가 발생하는 패턴이 발견되면 그 패턴을 끊기 위해 아주 사소한 행동의 변화를 주는 것이 해결의 시작이라는 것이죠.

책 안에는 상당히 많은 사례들이 들어있는데 예를 들어 성적 학대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어두운 환경에서 그 기억이 발현되는 패턴을 발견하고 이후 불을 켜고 밝은 곳에서 성관계를 시도함으로써 기존의 패턴을 파괴하더라고요.

다시 말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른 나의 행동 패턴을 인식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을 변화시키는 게 해결 지향적 접근법의 핵심입니다.

간단히 쓴 것이지만 책 안엔 구체적인 방법과 사례들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부부 또는 연인 간의 성적인 문제, 우울증, 대인관계 등 우리를 괴롭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알려주더라고요.

분석을 강조한 여러 책들과는 달리 나 자신과 상황을 관찰하며 이 패턴을 끊기 위해 지금 당장 어떤 행동을 바꿔볼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심리 치료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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