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질서 - 의도를 벗어난 모든 현상에 관한 우주적 대답
뤼디거 달케 지음, 송소민 옮김 / 터닝페이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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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한때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유명한 시크릿의 열렬한 추종자였습니다. 아직도 그 책을 처음 읽던 날의 느낌이 생각납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그저 상상하고 끌어당기기만 하면 이룰 수 있단 생각에 들떠 숏폼은커녕 스마트폰도 없던 그 시절 제 뇌는 도파민이 폭발하고 있었습니다.


시크릿은 출간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동시에 수많은 실패자를 낳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성공학 대가들은 시크릿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잠재의식을 변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 했고 나중엔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말했습니다.


밥 프록터, 나폴레온 힐, 얼 나이팅게일 같은 인물들은 무의식이 인생을 지배한다고 말하며 매일 긍정적인 확언을 쓰고 소리 내서 읽고 그 이미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잠재의식에 심으라고 강력히 말했습니다.


반면에 시크릿을 비판한 브라이언 트레이시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제임스 클리어, 팀 페리스, 데이비드 고긴스처럼 행동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들의 주장에 편승해 시크릿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습니다.


사실 냉정하게 보면 행동하는 것만으로 생각보다 많은 문제가 해결됩니다. 돈을 벌기 위해 나가서 일을 하고 부업이나 투잡을 시도하고 투자나 사업을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행동이지만 성공학 대가들은 저런 행동들조차 당신이 끌어당긴 결과라는 식으로 의미 부여를 하고 좋게 포장합니다.


저들의 말은 겉보기엔 번지르르해 보이지만 뭔가 얄팍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우주의 주파수를 맞추고 긍정적인 이미지와 확언을 반복하며 진심으로 원하는 장면을 상상하면 부자가 될 수 있고 질병도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현실의 무게를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죠.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거짓말이나 사기로 치부해버리기 힘든 이유가 실제로 효과를 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 끌어당김의 법칙이란 원래 공명의 법칙이란 것이며 우리가 시크릿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도록 훨씬 더 깊은 층위에서 설명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은 뤼디거 달케. 독일인이며 의학을 전공한 의사이자 심리 치료사, 강연자인 그는 철학, 심리학, 종교, 의학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심오한 운명의 법칙을 다룬 보이지 않는 질서를 알려주는데요.

이 책을 읽어보시면 왜 성공학 대가들이 무의식의 중요성을 말하는지, 그리고 긍정 확언을 쓰고 읽어도 굳어버린 부정적인 삶의 패턴이 그대로인지를 확실하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간을 초월해 모든 영역에 통용되는 운명의 법칙들이 존재하며 그 중심에는 두 개의 법칙이 있다고 말하는데요. 그게 바로 대립의 법칙과 공명의 법칙입니다.

음양론, 남성과 여성, 선과 악, 빛과 그림자처럼 대립과 관련된 요소들을 아주 다양한 사례들(암살, 전쟁, 마녀재판, 나치 등)을 활용해 설명하는데요. 핵심은 이 세계는 최소의 측면에서 최대의 측면에 이르기까지 모두 대립을 이룬다는 겁니다.


어떤 현상도 한쪽 면만으로 설명될 수 없고 양면성을 인지한 상태에서만 비로소 전체를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저자는 이걸 카를 구스타프 융의 그림자 이론을 통해 설명합니다. 자기 내면의 빛에 가까이 접근하려는 사람은 영혼에 존재하는 어두운 그림자와 대면해 해결을 보아야 한다고 말해요. 빛에만 몰두하면 영혼이 반대로 움직여 평형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인데 전 이 대목에서 긍정 확언이 먹히지 않았던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시크릿에서 말한 것처럼 이분법적인 사고로 긍정만을 강조하고 부정적인 것들을 제거하려는 시도는 세계를 유지하는 질서인 대립의 법칙 자체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오히려 부정을 더 끌어들이게 되고 결국엔 우리가 억압하고 배제한 것들이 다른 형태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게 대립의 법칙입니다.


달케는 이를 칼 융의 투사란 개념으로 설명하며 우리에겐 중세 시대 마녀재판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한 종교 재판을 대표적인 사례로 드는데요. 수도사들이 억압된 성적 욕구 때문에 미치게 되었고 투사의 수단으로 성적 욕구를 마음껏 분출했다는 해설합니다.


결과적으로 성직자들은 자신들의 욕구 불만보다 주변의 매력적인 여성들을 불쾌해하기로 했다. 자기 주변의 매력적인 여성들을 죄다 욕보이고 죽이면 독신 생활은 당연히 더 수월해진다. 그래서 당시 빨간 머리나 유난히 몸매가 아름다운 여성은 생명이 아주 위태로웠다. p.70


지속적으로 천사와 빛의 형상만 쳐다본 사람은 내면에서 그림자의 형상과 괴물이 솟아 나온다. 우리의 영혼은 모든 치우침에서 평형을 이루려 하기 때문이다. p.132


그래서 저자는 우리가 사는 세계를 대립의 세계라고 부르며 이 세계엔 여러 법칙이 존재하는데 첫 번째가 대립의 법칙이고 그 아래에 존재하는 게 공명의 법칙이라 설명하는데 이 부분이 정말 놀랍습니다.

공명의 법칙을 간단히 설명한 게 시크릿 마케팅인데 상위 법칙인 대립의 법칙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거든요. 공명을 대립의 바탕 위에 놓고 나서야 모든 게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공명의 법칙이란 우리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어떤 것과 공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불만과도 쉽게 공명할 수 있고 고통은 불만과 공명해서 생겨나고 반대로 만족과 공명을 이루면 거의 모든 것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여기서 다 쓸 순 없고 후반부로 갈수록 아주 심오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이걸 다 읽어보셔야 이해가 되실 거고요. 아주 간단히 말해 인지하고 공명이 반복되면 우리는 그 현실을 더 자주 맞닥뜨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는 겁니다.

책에서 필드 즉, 장이라는 중요한 개념이 나오는데요. 장이란 공명 현상을 통해 형성되며 공명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장의 일부가 되어 장이 한층 강화된다고 합니다. 공동의 진동을 통해 형성된 장은 진동하는 사람의 수가 많을수록 강화된다고 하는데 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이나 이벤트 행사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네요. 

중,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심리학, 의학, 철학, 종교 등이 깊게 얽히면서 읽는 사람에 따라 비과학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읽으면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직감적으로 이게 맞다는 느낌을 여러 번 느꼈습니다. 특히 그림과 상징을 통해 무의식에 접근하는 부분에선 솔직히 너무 소름 돋고 무서웠어요.


이 책을 읽고 나서 저는 왜 특정한 문제가 반복되는지, 왜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반드시 다른 문제가 터져 나오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쉽지 않은 책이었고 읽는 과정도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의미 있는 책이었네요.

보이지 않는 질서는 시크릿보다 먼저 읽혔어야 했고 훨씬 더 유명해졌어야 할 책입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아무리 해도 삶이 바뀌지 않았던 분들, 세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질서의 법칙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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