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순간에 나에게는 어느 쪽이 더 필요할까.🧺 모든 걸 지워주는 세탁소의 하얀 빈자리?🌱 새롭게 피워줄 식물원의 푸른 숨결?재작년 친구의 추천을 받아 읽었던 윤정은 작가의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는 아팠던 마음을 정성껏 헹궈주는 책이었다. 그때의 나는 마음 한구석에 눌러붙은 피로와 무기력 때문에 ‘지워낸다’는 행위가 간절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이번에 윤정은 작가가 들려주는 『메리골드 마음 식물원』은 지워내기보다 아팠던 마음 그대로를 피워 돌보는 이야기다. 없애지 않고 남겨두는 것과 더 나아가 그 마음을 기르는 일. 그건 생각보다 용기 있는 태도다.두 권을 모두 읽다보니 떠오르는 질문이다. “힘든 마음을 깨끗이 지우는 게 중요할까, 아니면 꽃피워 돌보는 게 중요할까?” 언제냐에 따라 답이 바뀔 수 있는 질문인 것 같다.🧺 너무 벅차 감당할 수 없을 땐 세탁소처럼 헹구고 덜어내야 한다.🌱 시간이 지나 그 마음을 마주할 여력이 생겼을 땐 식물원처럼 그 마음에 물을 주고 이름을 붙여야 한다.힘든 일이 생겼을 때는 둘을 구분할 줄 아는 감각이 필요하다. 『메리골드 시리즈』는 바로 그 감각을 틔워준다. 너무 지쳐버렸을 때 나도 모르게 꾹꾹 눌러두었던 감정들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스르륵 풀린다. 식물원 주인인 지은이 내게 위로차 한 잔을 건네는 듯한 포근하고 따뜻한 문장들 덕분에 이완의 자세를 갖출 수 있게 된다.감당할 수 있든 없든 마음이 힘들어졌다면 이 책을 꺼내 읽어보길 추천한다. 어느새 마음의 식물이 자라고 자연스레 물을 주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