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이 된 것뿐인데, 하루아침에 어른이 되었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이상하다. 그때의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치열히 살다가 어떤 목표를 이루긴 했는데 그 이상의 목표를 또 찾아야 할 것 같고, 갑자기 무척이나 여유로워진 일상이 적응이 안되는 것. 어른, 그러니까 성인이 되어 달라진 점은 내 민증을 들고 편의점이나 술집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정도. 마음과 외면은 크게 바뀌지 않고 그대로인데 사회적 위치가 바뀌어 혼란스럽던 시기가 바로 20살이 될 12월과 막 20살이 된 겨울이었던 것 같다.어른이 되었다고 착각하며 20살을 보냈던 것 같다. 지금은 지우고 싶은 기억도 많을 정도로. 문득 행복했던 기억도 있겠으나,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렸다 생각이 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된다.이 책을 읽으며 그때의 나에게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과 이제라도 만나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꼭 20살이 아니더라도, 그 문턱을 넘어온 어른들에게도 무척이나 공감되고 좋은 말들이 많이 들어있다. 공감이 불러오는 시너지가 참 크다고 느낀다. 자음과 모음의 청소년 문학은 꼭 청소년만을 상대로 하지 않아 더욱 좋다고 느꼈다.누구라도 서점에 방문해 이 책을 마주친다면, 지금 이 추운 겨울이 모든 걸 쓸고 가기 전에 읽어 마음에 따뜻한 불을 피워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