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로 그린 심장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22
이열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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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er1에서 Layer4까지 이어지는 <픽셀로 그린 심장>은 1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2040년대에 등장한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로 시작하며 시대 순으로 그들이 겪는 상황을 그려낸다.


목소리로 타인의 기억을 지우고 조종하는 소녀 재이

불을 장난감처럼 다루는 아버지의 능력을 빼닮은 겐지

이 세상을 원하는 만화로 만들어 버리는 예지

다쳐도 금새 회복되어 버리는 태오

30초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는 세탁소 사장 득구


이들은 비범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삶을 산다.

사랑과 친구들 잃고, 자신을 비웃는 세상에 복수하고, 능력을 숨긴 채 비밀스레 살아간다.

그리고 서로 다른 인생을 사는 이들의 시간은 교차로에서 만나듯 연결된다.


연작 소설을 읽을 때 가장 큰 기쁨은 등장인물 간의 관계성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것을 지켜보는 데에 있다.

출판사의 소개글처럼 14편의 독립 단편이 모여 하나의 세계관을 완성한다.

이 인물이 어떤 성격으로 변화하고 다른 인물과 만나 어떤 행동을 보여 주는지를 살펴보면 14편의 이야기는 순식간에 지나가고, 나뉘어지지 않은 하나의 장편 소설을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여느 초능력자들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픽셀로 그린 심장>은 능력보다는 개개인에게 집중되어 있다.

능력에 대한 자세한 설명보다 인물이 느끼는 감정,사람과 사람간의 갈등, 시대에 따른 상황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초능력자들과 일반인들의 상황이 엎치락 뒤치락하며 변화하는 것도 하나의 집중 포인트이다.

초능력자들이 등장하고 이들은 차별받는다. 일반인들은 초능력자들을 더욱 압박하고 핍박한다.

외계생명체가 나타나자 이들과 싸울 수 있는 초능력자들이 권력을 쥐게 되고 계급을 나누려 한다.


어느 시대이던 자신과 다른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이해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갈등이 빚어진다.

우리 역시 그러지 않은가.

이 세상에는 차별이 난무하고, 상실이 넘쳐난다. 미움과 죄책감은 누군가를 삼켜버리고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픽셀로 그린 심장>을 잃으면서 마음이 아린 순간을 몇 번 만났다.

재이의 후회를 만났을 때, 태오가 이별을 마주했을 때, 지수가 복수보단 그리움을 택했을 때처럼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은 굉장히 입체적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그들의 감정이 와 닿았다.

초능력자건 일반인이건 그들은 각자의 특별함을 가지고 있었다.


나래는 말한다.

사랑은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그래서 이안과 나래는 다른 곳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각자의 방법으로 서로를 사랑한다.

나 역시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일을 마주했을 때 나의 곁의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면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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