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사랑하는 거 말고
김병운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기 전 거의 사랑하는 거 말고 라는 말, 참 로맨틱하지 않은가. 라고 생각했었다. 거의 사랑하는 거 말고 진짜 하는 사랑. 진정한 사랑. 날 거의 말고 완전히 사랑해줘. 


<거의 사랑하는 거 말고>에는 다양한 사랑이 등장한다.


-누군가의 사랑을 갈취함으로서 차지한 사랑, 봄에는 더 잘해 달라고, 사랑해 달라고 말하는 욕망.


-서로만 알고 있는 비밀을 조심스레 모른 척하는 사랑. 상대방의 힘듦이 가끔 나의 위로가 되어주는 모순이 있을지언정 잘해냈다고, 이렇게 잘 커줘서 장하다고 어깨 두드려주는 사랑.


-참으로 가혹한 세상 속에서, 가족에게 외면 받은 사람이 베푸는 다른 사람을 살고 싶게 하는 사랑. 자신을 포근하게 안아주었던 삼촌을 그리워하는 마음. 애틋한 마음에서 자라난 사랑.


-언제나 혼자인 줄 알았던 학교에서 사실은 나와 같은 사람이 더 많았음을,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의지하고 있었음을 후에 깨닫는 마음. 나도 모르던 나의 빛남을 알게 해준 따스함.


이들은 거의 하는 사랑을 많이도 지나쳐 왔다. 이 세상은 동성애에게는 너무도 불합리해서 등장인물들은 유년기부터 자신을 부정해왔고, 부정 당해왔다. 가끔은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만났고, 우리의 사랑은 여기 있다며 온몸으로 외쳐 대는 투쟁도 해보았다.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에서 장희 엄마는 진무 삼촌이 더러운 병에 걸려 죽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진무 삼촌은 살아있었고, 자신을 외면한 가족들임에도 죽음이 찾아 오기전 하나하나 찾아 손을 내밀고 있었다.

진무 삼촌은 어릴 적의 장희를 안았던 기억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죽은 사람으로 치부했던 사람들마저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누군가를 살고 싶게 했을 것이다.


<교분>에서는 준일과 윤범, 재효가 한 시대를 같은 공간에서 보내면서 느꼈던 동질감과 의지를 말한다. 

서로가 비슷한 존재라고 느끼며 저 사람도 저렇게 숨 쉬고 있구나, 하고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다. 윤범은 그런 준일에게 글로서 자신을 보여 주었고 준일은 그에 답해 주었다. 그리고 인경이라는 새로운 세대에게도 그 따뜻함은 전해지기 시작한다.


힘든 세상이다. 자신을 지켜내야 하는 세상이다. 조그만한 틈이라도 보일 때면 날카로운 무언가로 마구 찌르는 세상이다. 

가끔은 죽고 싶을 것이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을 수도 있다. 

걱정부터 해야 하는 세상이지만, 그들은 거의 하는 사랑 말고 완전한 사랑을 향해 한 발자국 씩 내딛으며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너무 멀어지지 말고, 손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우리 그래도 살아가 보자. 우리에겐 사랑이 있지 않은가. 완전한 사랑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