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두운 숲
전건우 지음 / &(앤드) / 2025년 12월
평점 :
나는 공포영화를 못본다. 그런 영화를 보면 백이면 백 꿈에 나온다. 샤워도 혼자 못해서 눈뜨고 머리를 감는다. 그래서 공포영화 자체를 싫어한다.
그런 내가 <어두운 숲>을 읽고 전작인 <어두운 물>까지 구매했다.
얼마나 재밌었는지 이 정도 설명이면 충분한 것 같다.
공포 웹소설 작가 서현은 1년 전 자신에게 벌어진 끔찍한 사건 이후로 집 밖에 나가지 않은 채 글만 쓰고 있다.
여름 휴가를 맞아 여행을 가자는 친구 선미.
선미는 자신의 공포 웹소설의 편집자로 오컬트를 향한 열정과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사람이다.
알게된 지는 얼마 안됐지만 꽤나 잘맞는 친구이다.
선미가 제안한 휴가는 고스트 투어로 오컬트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들이 제안했다고 한다. 어떠한 숲에 들어가 텐트를 치고 3박4일을 보내는 것이다. 서현은 선미에게 함께 가자고 말한다.
한국의 '아오키가하라 숲'이라 불리우는 이 숲은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으며 정확한 지명도 없다. 자살한 사람들이 나무에 빨래처럼 널려있다는 말 때문에 빨래숲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나무가 빽빽하고 유난히 햇빛이 들지 않아 어두운 숲이라고도 불리운다. 그리고 어두운 숲에는 입구도 출구도 없다는 소문이 있다.
가파르지 않은 경사를 지나 유난히 어두운 듯한, 나무가 빽빽하지 않은 평지에 도착하게 된 여섯명. 여름이지만 이곳은 왠지 한기가 돈다.
이들은 그곳에서 3박 4일을 보내자고 결정한 뒤 텐트를 치고 짐을 옮긴다. 누군가의 가방을 옮기던 서현은 짐에서 떨어진 맥가이버 칼을 주우려 손을 뻗는다. 그 순간 다른 이의 기억이 보이기 시작한다.
기이한 오컬트 의식처럼 보이는 기억 속에서 한 사람이 죽어 간다. 나무에 매달린 밧줄에 목이 걸리고 그의 숨은 이내 끊어지고 만다.
서현은 현실로 돌아온다. 칼의 현재 주인은 이전 주인인 한 남자를 이 숲에서 죽인 뒤 칼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누구일까. 누가 이 숲으로 우리를 끌어들인 걸까.
서현은 살인범이 누군지 밝혀낼 수 있을까. 한기가 가득한 어두운 숲에서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한편 1년 전 사건에서 서현과 운명을 함께했던 무꾸리 동욱은 이상한 꿈을 꾼다. 서현에 관한 내용이다. 그때 옥도령에게 전화가 온다. 민작가님이 위험에 처한 것 같다고 말한다. 서현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번호가 바뀌었다. 아무래도 서현을 찾으러 가야할 것 같다.
공포 소설이라기에 걱정이 많았다. 무서워서 다 못읽으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무색하게 하루만에 완독해버렸다. 얼마 읽지도 않았는데 이전 작품인 <어두운 물>이 궁금해 바로 구매했다. 전작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어두운 숲>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지만 <어두운 물>을 읽는다면 재미가 배가 될 것 같다.
<어두운 숲>은 단순히 귀신이 나오는 소설이 아니다. 주인공들의 능력과 성격이 굉장히 매력적이며 어두운 숲이 어쩌다가 자살명소가 되었는지, 왜 무궁한 소문의 주인공이 되었는지에 대한 인과관계가 매우 매력적이다.
또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맹신의 무서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을 뒷바침하는 인간의 잔혹성을 보여주면서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서현과 동욱 그리고 옥도령의 이야기가 더 보고 싶어지는 작품이었다. 작가님은 자신을 철저히 재미를 추구하는 상업 소설가라고 소개하시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어떤 책은 교훈과 깨달음을 줄테고 그런 책들이 꼭 필요하겠지만 단순한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시간이 매우 즐거웠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