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과 일루미네이션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9
허진희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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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관계는 오랜 시간을 통해 공을 들이고, 정성을 다해야만 완성되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이라는 건 중요치 않다. 내 삶 속에 타인이 들어오는 것,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연스러움, 그건 샴페인이

터지는 환희, 일루미네이션의 찬란함과도 같다. 하지만 밝은만큼 어두워진 뒤의 씁쓸함은 오래갈 것이다. 이 책은 나에게 샴페인의 탄산, 일루미네이션의 잔상과도 같았다.


📎절대 친해질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두 사람. 나와는 다른, ‘우리’라는 단어로 묶이지 않을 것만 같은 구니와 보하는 서로가 가진 점이 너무나도 부러웠고 애정과 그리움, 미움과 질투심을 주고 받으며 관계를 쌓아올렸다. 샴페인이 터지던 날 보하의 집 옷장에 숨어 있던 그날, 아무도 찾으러 와주지 않던 그 어두컴컴한 구석에서 그 둘은 무엇을 느꼈을까. 그 기억은 그들에게 어떤 추억으로 남았을까. 


📎구니와 보하는 서로의 작은 신이였고 서로의 결점과 수치심을 숨기기 위해 솔직하지 못했다. 구니에게

보하는 있었다가 없는 존재였고 그건 참을 수 없는 공허함이였다. 


📎우주 속 작은 먼지같이 부유하는 구니의 초연함과 무덤덤함을 부러워하던 보하와 반짝거리는 눈을 가진 보하의 눈부심을 질투했던 구니. 그럼에도 각자의 빈자리를 참을 수 없어 서로의 목덜미에 두른 팔을 놓지 못했다. 어떠한 선을 넘어가면 그들의 주위는 캄캄해진다. 그들은 영원히 그 자리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두 사람은 세상 누구보다도 서로에게 가까워지고 싶었지만 언제나 외로웠고 곁에 있음에도 없는 것 같았다. 둘이 함께 본 일루미네이션처럼 둘의 관계는 눈 부신 시간을 보냈지만 이내 어둠 속에 사라져 갔다. 그 시간을 통해 그 둘은 어른이 되어갔을 것이다. 있음 과 없음에 익숙해지는 것, 자신의 결핍을 내보이는 것, 집착과 사랑을 구분해내는 것. 상처들은 흉을 남기겠지만 그건 결코 헛된 것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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