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 여자의 가위
김숙 지음 / 여성신문사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그 여자의 가위는 잘 쓰여진, 아주 꽉 짜여진 소설집이다. 총 9편의 단편이 때때마다 곳곳마다 적절하게 배치된 화소의 집합으로 자신들의 슬픔과 고독과 삶의 편린을 풀어헤쳐놓는다. 묵직하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가감없이 둘레것들의 아픔과 슬픔을 보듬고 자신 속의 슬픔을 내놓으며 삶을 건너간다.
'그 여자의 가위'에서 헤어디자이너 신영은 타인의 고독을 자르듯 머리를 자르고 '수선'에서 수선집 아줌마인 나는 주름지고 해진 삶을 펴듯 자신에게로 오는 크거나 작거나 혹은 해진 옷감들을 부여안고 다림질하고 박음질한다.
그러면서 주인공들은 아주 가끔 혼자 운다. 삶의 모습들이 너무나 눈물겹기 때문이다. 슬픈 것은 슬픈 것대로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대로 눈물겹다. 이 눈물겨움을 주인공은 에둘러 싱겁다고 표현한다.
이 소설집은 그 구성이 놀라울만치 치밀하고 표현력이 뛰어나 작가지망생들이 읽기에 좋은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다음 소설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