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가토 - 2012년 제45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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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가토는 ‘두 음을 부드럽게 이어서 연주하라’는 음악 용어다. 음표처럼 짧은 문장으로 이어져 속도감이 있는 가운데 뚜렷한 인과 관계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면서도 확인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글쓴이의 수법이 읽는 내내 독자로 하여금 소설 속으로 빠져 들게 만든다.

 

소설의 주인공은 오정연이다. 유보살과 오정연, 유하연으로 레가토되면서(?)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애달픈 삶의 하모니를 이루며 독자로 하여금 깨우치기보다는 느끼도록 만든다. 오정연을 보면서 60년대에 태어난 이들, 꼭 집어서 60년생의 아픔을 느꼈다. 반독재, 민주화 투쟁이라는 거대담론 앞에서 할퀴어지고 뜯기워지는 개인의 삶. 시대의 절박함이었을까? 성찰이 부족한 조급증이었을까? 지라르의 말을 빌리면 다른 사람의 욕망으로 살아온 세대가 60년대생들인 것 같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 사람들, 그것이 응어리져 지금 같은 혼란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드라마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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