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다 (양장) - 노무현 자서전
노무현 지음, 유시민 정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엮음 / 돌베개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항상 당당한 모습으로 살다가 간 사람
꾸밈 없이 웃을 줄 알았던 사람
너무나 맑고 투명해서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높이 평가 받을 만한 사람.

속은 썩어 문드러질 지경인데도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라고
모든 것을 용서하고
받아들인 사람.

자살을 탓하는 사람도 있지만
추구하는 원칙이 삶의 조건인 사람에게
그 원칙이 조롱당하고
비굴함을 강요 당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죽음이 낫지 않을까?
담담히 죽음을 받아 들인 이 시대의 소크라테스.

얼마 전 영덕에 있는 신돌석 장군의 생가와 유적지에 들렸었다.
평민 출신 의병장으로 활약하던 장군은 31살의 젊은 나이에
일제가 내건 현상금에 눈이 먼 고종사촌 동생들에게 살해당했다.
'누가 살려서 잡아오랬지, 죽여서 오랬느냐'는 핀잔만 듣고
현상금은 구경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 민족에게는 특이한 유전자가 있는 게 아닐까?
장수가 태어나면 아킬레스건을 끊어버리는 설화처럼
우리 민족에게는 아주 옛날부터 영웅을 죽여버리는 못 된 유전자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순신 장군도 자살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김구도 암살 당하고.......
하지만 우리 민족만의 이야기도 아닌 것 같다.
예수도 십자가에 못 박혔으니.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업적보다는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준 사람.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직접 쓴 자서전이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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