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울
쉬사사 지음, 박미진 옮김 / SISO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안녕, 우울. 제목이 참 묘하다. 우울증더러 안녕이라고 인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잘 가라고 인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원작의 제목은 <남자친구가 나보고 우울증이래요>. 책을 다 읽고나서 보니 개인적으로는 한국어 제목이 좀 더 마음에 든다. 이유는 아마도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겠지.

 이야기는 처음엔 자신의 경험에 근거해서 창작한 연재작이라고 한다. 이야기가 천만 독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서 책으로까지 출판되었나보다. 책의 내용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전반적으로 오묘한 색이다. 우울증이라는 소재를 담았기에 어두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둡지 않았고 그렇다고 막 밝은 건 아니었지만 뒤로 갈수록 미소를 지으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책은 자라온 가정 환경으로 인해 트라우마가 있는 두 연인이 서로의 상처를 각자 치유하며 성장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에 주인공이 자신이 가족과 남자친구에게 받은 어떤 상처로 인해 가슴도 답답하고 잠도 못 자고 남자친구를 회사에도 가지 못 하게 붙잡고 그러자 남자친구가 '너는 우울증이야'라고 진단내린다. 그 이후에도 이야기는 전개되고 어느날의 사고(?)로 인해 둘이 함께 상담을 받게 되고 주인공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남자친구와 같이 살던 집을 두고 가출을 한다. 그 이후에 점점 내면을 치유하는 이야기로 흘러간다. 더 이상의 내용은 과한 것 같아 생략ㅡ.

 읽으면서 우울증이라는 소재로 이렇게 한 걸음씩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구나 싶었다. 나의 편견이었는지 우울증이라고 하면 항상 병원에서 멍하니 아무 의욕도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곤 했는데 생각해보니 내 주위에서 우울증 약을 먹으며 치료받고 있는 분들도 일반인과 별 차이가 없었구나 떠올리며 아차 싶었다.

 하루하루 연구실에서 혼자 점심을 먹고 하루종일 연구실에 갇혀 교수님과 좁은 방에 갇혀 있으면서 요즘 들었던 생각은 이러다가 정말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겠구나. 분명 좋은 분인데도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며 있는 것은 참 고역이었고, 부정적인 말들을 들으면서 점점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지만 사람들과 함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점점 사회성을 잃어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숨이 막힐 것 같은 상황에서 책을 읽으면서 숨을 좀 쉴 수 있었다. 나에게도 주인공처럼 탈출구가 필요한 시점이겠지.

 중국 현대 소설은 처음 읽어봤지만 생각보다 쉽게 술술 읽혔다. 누군가 원인 모를 우울감을 느끼거나 주변에 그런 분들이 있다면, 그게 아니라도 그냥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소설을 찾고 있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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