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국밥? 비빔밥

그리스도와 지성 - 학문 연구를 위한 기독론적 토대와 방법
마크 A. 놀 지음, 박규태 옮김 / IVP / 2015년 8월

특별한 메뉴를 고집하지 않는 음식점을 가면 이것저것 다양한 메뉴를 고를 수 있다. 그중에 따로국밥은 참 이름을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배속에 들어가면 뒤섞일게 분명한데, 차려내 놓았을때는 따로 국밥이라고 하니 말이다. 

많은 경우 그리스도인의 학문연구가 음식점의 따로국밥 같지는 않을까? 뭔 말인고 하니, 학문따로 신앙따로 이렇게 살지 않는가? 말이다. 당연하다는 듯이 따로에 강조점을 두는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성사회의 복음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ivp에서 [마크놀]의 손을 빌어서 학문을 연구할때 기독론의 토대와 방법론을 소개하는 책을 펴냈다. 이름하여 [그리스도와 지성]이다.

예루살렘과 로마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도전적인게 분명하다. 과연 그리스도는 지성과 무슨 상관이냐? 생각하고 물음을 가져본적이 있다면 그는 이 책의 독자가 되어야 하리라. 부재가 말해 주듯이 이 책은 학문 연구를 위한 기독론적 토대와 방법에 대한 기록이다. 

마크 놀은 이미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로 잘 알려진 저자이다.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이 원론적인 부분을 다루었다고 한다면 20년만에 지은 이 책은 좀 더 구체적으로 나아간 그래서 학문을 연구하려는 이들의 토대와 방법론을 예수그리스도께 두고 행해 보도록 제안하고 있다. 물론 얼마나 설득을 당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놀은 책의 서문에서 책을 저술하는 목적을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해 주장하는 것이 진실이라면, 복음주의자도 분명 일반학문을 가장 적극적이고 진지하면 열린 마음으로 지지하는 사람 중의 하나여야 한다는 것이다".(14쪽) 

그렇다면 마크놀이 말하고 싶은 학문을 함에 있어서 그 토대와 방법은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가 토대요 방법이라고 한다. 초반부에는 여러 신앙고백들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에 관한 주요 논지들을 소개한다. 신앙고백들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는지 파악하는게 중요하다고 여긴 것이다. 계속해서 학문연구를 자극하는 동기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한다. 모든 그리스도인들, 특히 지성을 사용해서 학문하는 이들은 궁극적으로 학문이 자신의 명예나 지식 탐구가 목적이 아니고 그리스도를 위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기에 그리스도가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그리스도 예수가 학문의 토대라고 보았다. 그런 후에 학문의 다양한 세계들, 역사와 과학, 그리고 신학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방법을 제안한다. 

각 각의 주제에 관심있는 이들은 좀더 면밀하게 살펴보면 유익할 것이다.

처음에 저자가 실토했듯이 조금은 대담한 용기를 낸것이 분명하다. 역사에 대한, 과학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토대위에 방법을 말하는 데 있어서 너무 간략한 소개라는 느낌이 든다. 물론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책의 구성상 복잡하거나 혼란스럽게 할수도 있지만 최소한의 내용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토대와 방법을 제안한 것 같아서 비전문가가 보기에는 약간, 아니면 한참이나 아쉬울 듯하다. 달리 말하면 이 책을 읽으려 한다면 다른 책을 통해서 사전지식이나 내용 파악을 충분히 하고 난뒤에야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주제들이 아닐까? 싶다. 

마크 놀이 소개한 피터 앤즈의 그리스도 완결적 성경 해석이라고 칭한 내용은 상당히 유익했다. "성경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성경 각 부분을 예수 그리스도를 계시하고자 하던 때의 목적을 이루신 분의 위대한 이야기와 관련지어야 한다"는 대목은 익숙한듯 하지만 좀더 분명하게 붙잡아야 하는 관점이며 더 깊이 배워야하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 인간의 학문추구의 가장 근본적인 동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