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시인이 온다
월터 브루그만 지음, 김순현 옮김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설교자로서 책을 뽑아드는 이유는 '더 잘(?)' 설교를 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더 잘 설교를 한다는 것은 모두가 이해하고 있듯이 청중들이 듣고 싶어하는 바를 전달하는게 아니라 전하려고 하는 이의 뜻을 잘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설교는 해석을 필요로 하고 그 해석을 제대로 하고서 설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해석된 바를 잘 전하는 것도 다른 어떤 것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수많은 방법론에 손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방법론을 찾다가 이 책을 뽑아 들었다면 큰 낭패를 볼 것이다. 왜냐하면 책은 독자로 하여금 방법이 아니라 존재 즉 '시인'이 되라고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그런 학자이다. 특히 그의 학문적 깊이 만큼이나 그의 삶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러니 책이란게 단순히 누가 말하는 것처럼 설교자의 '호모 시부리우스(?)'가 되어 버리는 경박하고 시끄러운 나팔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해주려면 저자에 대해서 먼저 신뢰할수 있어야 한다. 메신저는 곧 메시지라고 과격하게 말한는 사람도 있지 않는가? 

30년전 대학교에서 진행한 설교에 주안점을 둔 강좌를 엮어서 책으로 만들었다. 3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오늘의 우리에게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그렇게 예언자의 음성을 발하고 말았던 것인가? 
현실은 설교에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발언하는 능력, 돌보는 능력, 주목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런 현실에서 더 참혹한 것은 성경본문연구와 해석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보았다. 이에 제언을 하기를 대체로 무시해왔던 담화형식을 담은 본문속에서 찾아내려고 했다. 저자가 제안하는 새로운 형식의 담화는 극적이고, 예술적이며, 사람들에게 또 다른 대화에 참여하도록 구ㅝㄴ위하는 담화, 과학기술의 이성을 탈피한 담화, 추상성을 띤 존재론에 얽매이지 않는 담화, 구체성을 겁내지 않는 담화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할때 다른 방식의 설교는 다른 형태의 삶을 가능하게 하여야 한다고 말하다. 
더이상 축소된 설교가 아니라 전복적이면서 낡은 세계를 깨뜨리는 시적언어를 구사할때 드러나는 것이라 말한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는 모든 설교자들로 하여금 청중속에 자리잡은 기존의 현실을 부수고 새로운 가능성을 환기시키는 시인의 목소리를 내라고 한다. 저자는 설교를 일컬어서 대안세게에 대한 시적 해석으로 간주하고 진리를 소중하게 여기고 환원주의로부터 진리를 구출하여 펼쳐보이며 무시무시한 합리성을 깨부수는 목적이 있다고 한다. 

어떻게 가능한가? 
시적 담화를 실행할때 가능하다고 보고 이를 계속 실행하는 것이 교회와 설교의 주요 책임이라고까지 말한다. 저자가 다루는 주제는 치유, 친교, 순종, 자유이다. 이런 주제들은 산문형태로 선포할때 신앙공동체는 복음의 오용으로 말미암는 삶의 왜곡을 가져올 것이라고 판단한다. 
설교자는 복음의 희망이 치유, 친교, 순종, 자유라는데 동의하면서도 공통된 신앙속에 담아내지 못한 현실을 직시하고서 복음적 가능성을 지닌 다른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시적이 표현이며 그런 표현을 하는 시인이 마침내 온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시인이 온다는 것은 시인을 기대한다. 시인이 와야한다는 간절함의 외침일 것이다. 진정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복음이 너무도 밋밋한 아무런 변화도 이루지 못하는 화석이 되어버리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절박함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볼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특히 설교자로 서기 원하는 사람은 글을 읽으면서 흥분하게 될 것이다. 책이 주는 강력한 도전은 바로 이런 담화형식을 나도 해보리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사리 그런 설교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초입에 재기했던 것처럼 이미 우리는 현실에 너무도 익숙한 존재가 되어버린게 아닌가? 싶을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읽어야 하겠다고 생각이 드는 경우는 강하게 끄는 힘때문이거나 제대로 파악이 안된 것으로 인해서 갖게 되는 부담 때문일텐데,,,, 이 책은 두가지가 뒤섞이면서 몇번이고 읽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읽어도 그리고 전해도 여전히 부족하다고 여기는 모든 설교자들이 반드시 만나봐야 하는 설교자의 관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