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거짓말

우아한 거짓말 ㅣ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우아한 거짓말

김려령 / 창비

최근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들이 많다.

변호인, 부러진 화살.... 또 하나의 약속 ... 등등

실화도 있고 픽션도 있다.

우아한 거짓말도 그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일단 영화를 보기 전 책으로 먼저 접했다.

사실.... 영화가 나온다는 것을 모르고 책을 구입했다^^

주인공 천지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다.

친구의 괴롭힘과 왕따 아닌 왕따를 당하는 가엾은 어린 소녀다.

사실 중학교 1학년이라면 애기나 다름없다.

나도 그때는 스스로 다 컸다고 생각했고, 요즘 아이들은 더 그러하겠지만.....

그런 어린 소녀의 외로움과 극단의 선택

그리고 그 뒤에 남겨진 언니와 엄마의 복수아닌 복수

위에 사용한 표현처럼 이 책은 참 애매하다.

아이러니? 딜레마? 뭐라 ..... 모든 것이 애매하다.

왕따 아닌 왕따..... 조직적이지도 극단적이지도 않지만 피해자에게는 끔찍한.....

복수 아닌 복수..... 잔인하지도않고 형태도 다르지만 용서 또한 아닌.....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애매한 것은

가해자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

못됐지만 못된것 만은 아닌, 나쁘지만 나쁜것이 다는 아닌.....

그리고 불쌍한것도 아닌.....

어쩌면 또 다른 피해자일 수도 있는.....

의도와 표현과 결과.. 세가지가 늘 같을 수 만은 없다는 사실

그리고

뒤에 남겨진 채 먼저 간 동생의 뒤를 기리는 언니 역시 어린 중학생.....

애매하다.

어린 딸의 아픔을 보듬어주지 못한 엄마의 소리없는 절규는

지금도 생각해도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읽는 도중 몇번이나 울컥 했는지 모른다.

내가 요즘 학교에 다니면서 저런 일을 당했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면

답이 안나온다.

소설속에

권선징악은 없다.

당연히 해피엔딩도 없다.

답도 없다.

문제만 남는다.

어른들이, 조금 앞에 서있는 사람들이 해결해줘야 하는데

쉽지 않다.

제이콥 안녕

제이콥, 안녕? - 자폐증 천재 아들의 꿈을 되찾아준 엄마의 희망 수업
크리스틴 바넷 지음, 이경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제이콥 안녕?

크리스틴 바넷 / 알에이치코리아(RHK / 랜덤하우스)

저자인 크리스틴 바넷은 미국의 작가이자 교사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작가로서 보다는 교사로서 쓴 글이라 보고싶다.

물론 그 이전에 위대한 어머니로서.....

제이콥은 저자의 아들 이름이다.

자폐를 갖고 태어난 제이콥을 위대한 천재로 만들어낸 어머니의 수기다.

넉넉하지 않은 삶에서 아들의 자폐를 알게되고

전문교육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최소한의 기대만을 향한 교육을 과감히 버리고

아들의 미래를 위해 모든것을 바친다.

그 와중에 둘째아이의 RSD라는 신경장애, 그리고 젊은 나이에 찾아온 본인의 뇌졸중까지.....

그러면서도 저자는 단지 아들 제이콥만이 아닌 많은 자폐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기까지 한다.

위대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삶이다.

그런 저자가 쓴 본인의 삶의 수기가 이 책이다.

물론 모든 자폐아들이 좋은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천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제이콥은 자폐중의 일부인 서번트증후군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또한

서번트증후군을 가진 아이들이 모두 천재적 소질을 발휘할수 있는 것도 아니다.

거기엔 위대한 스승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제이콥의 경우에는 몇몇 훌륭한 선생님들이 있기도 했지만

가장 위대한 스승은 엄마인 크리스틴 바넷이다.

헬렌 켈러에게 설리번이라는 스승이 있었듯이.....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교육시스템이다.

비록 저자의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지만

자폐아를 위한 국가적 지원과 교육시스템은 교육선진국임을 실감케 한다.

자녀의 선천적 장애를 모두 부모의 짐으로만 떠맡기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안타깝게 한다.

읽는 도중 울컥하는 부분들도 꽤 있다.

고난한 생활과 어려운 여건속에서 아들을 돌보는 모습

아들이 성장하면서 보여주는 작은 변화에 무한 감사하는 엄마

흔히 집안에 크고 오래가는 우환이 있으면 가정이 무너지기 쉽상임에도 굳건히 지켜지는 가족간의 사랑

그리고 다른 자폐아들까지 댓가없이 함께 아우르는 그 희생.....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이 감동스럽다.

굳이 장애를 갖고있지 않다 하더라도

어린 아이를 키우거나, 교육하는 직업에 있는 사람들에게

감히 필독서라 하고 싶다.

어른노릇 사람노릇

어른노릇 사람노릇 - 개정판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09년 2월

얼마전 작고하신 우리나라의 대문호

박완서님의 산문집이다.

내용을 모르더라도 작가만 보고도 책을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인정되는 분이다.



하지만

내가 서두에서 호들갑을 떨며 시작한 이유는

이 책만큼은 조금 아쉬움이 느껴져서다.

그렇다고해서 건방진 놈이 되기는 싫어서 그리 시작을 했지만

그냥 내 느낌을 적는 곳이니 가감없이 적는다.



저자의 책을 처음 접한것도 아니려니와

이미 읽은 작품들이 다 좋아서 또 선택하기도 했으나

이 책은 내가 아는 저자의 모습이 전혀 아니다.

이 책의 초판이 1998년도라 되어 있으니 이미 20년이 다 되어가는 책이기도 하다만

그게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처음 상당부분은 정치 또는 시사적 느낌이 강하다.

일간신문 사설을 모아놓은 듯한 느낌마저 든다.

뒤로 가도 대부분은 비판적이다.

이 시대에 대한, 이시대 젊은이들에 대한.....

꾸지람과 불만불평이 즐비하다.



한마디로 이 책의 대부분은

짜증의 연속이다.

(내가 읽으며 짜증이 났다는 말이 아니다. 글 속에 표현된 저자의 짜증을 말함이다.)



왜 이랬을까?

내가 읽어본 저자의 다른 작품들은 전혀 이게 아니었는데.....

실망하기 이전에 이유를 알고싶다.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과 이런 글을 쓴 심정이 궁금하다.

제목이 '어른 노릇 사람 노릇' 이라 했다.

대부분이 어른 노릇도 사람 노릇도 못하니 꾸짖는다는 말씀이신가?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도종환 지음 / 좋은생각 / 2004년 2월

저자 도종환은 시인이다.

도종환이 누군지는 몰라도 '접시꽃 당신'은 웬만하면 다들 안다.

그의 시집이 아닌 산문집이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장미도 있고 백합도 있고 할미꽃도 있다.

여자들을 놀리는 우스개가 아니더라도

이 말은 무조건 맞는 말이다.

누구나 저 나름대로의 빛깔과 모습과 향기로

저 있는 자리에서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글이 참 이쁘다.

우리네 삶과 주변의 모습들을 풀어간 글들...

책에 실려있는 사진속 저자의 모습과는 다르게(?) 글은 이쁘다.

조심스럽고 겸손하고 부드럽다.

눈에 띄는 특징은

반복적인 열거가 자주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고 ### 이고 &&&다.

xxx하고 yyy하고 zzz한다.

등등의 문체가 많이 등장한다.

저자의 특징인 모양이다.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이 책은

저자가 건강이 안좋아졌을 때

하던 일을 쉬고, 시골에 내려가 쉬면서 쓴 글이기에

조금 더 인간의 모습에 가까이 갈 수 있었지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꽃이 그러하듯이 사람도

저마다 아름답고 저마다 사랑스럽다.

당신은 사랑받기위해 태어났다는 노랫말처럼.....

그리고 특별하다.

봄에 나는 없었다.

봄에 나는 없었다 ㅣ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1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1월

우리가 잘 알고있는 추리소설작가 애거사 크리스티

그가 발표한 비(非)추리소설이다.



바그다드에 사는 시집간 딸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주인공 조앤

터키 국경근처 마을에서 발이 묶여 며칠을 아무 하릴없이 보내게 된다.

그곳에서 산책하며 사색하고 추억하는 주인공

그 사색속에서 과거의 일들이 스토리로 진행된다.

행복한, 아니 행복한줄 알았던 가정의 문제

남편도 자녀도 겉으로 보이는게 다가 아니었으며

그녀는 자신의 과오와 가정내에서 외톨이가 된 자신을 깨닫고 달라지기를 결심하지만

결국 돌아온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가족들 역시 그녀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전체적인 구성은 지루하다.

대부분이 산책이고 사색이다.

하지만 조앤의 추억속에서 스토리는 진행되는데

그 내용은 끔찍하다.

자기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극소수 패륜아를 제외하고....)

가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애를 쓰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최선이 불편할 수도 있다.

그 불편을 대화로 풀어나가지 않고, 혹은 풀어나가는 노력을 실패하고

겉도는 가족구성원들

가장 사랑하고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으나

실상은 아무것도 모르고, 철저히 내 기준으로만 행동해왔던 이기적인 생각으로

가족안에서 고군분투하는 인간의 모습

그리고 반성하고 후회하면서도 또 습관을 쫓아가게되는 어쩔수 없는 무기력이

안타깝다.



이 소설은 저자의 본명이 아닌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몇 안되는 소설중의 하나다.

독자들이 추리소설과 혼동하여 읽게되는 것을 막기위한 것이라 했다.

나름 의미있는 배려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