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전집 타이피스트 시인선 1
권혁웅 지음 / 타이피스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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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0.일 #24_013 #협찬도서

[세계문학전집]
지음_ 권혁웅
펴냄_ 타이피스트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종합선물시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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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피스트 시인선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시집을 읽었습니다.

저는 제목부터 있는 시 보단
내용이 먼저 있고 제목이 마지막에 나오는
반전시에 재미를 느낍니다.
뒤늦게 터져나오는 웃음이 유쾌하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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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으로 처음 만나본 권혁웅 시인
어쩜 내 웃음코드와 이리 잘 맞는지
큭큭 대며 읽기 바빴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영화, 드라마, 책 들이
40~50대 분들이라면 저와 비슷한 지점에서
웃지 않고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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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윙크

눈꺼풀은 몸이 우리에게 선물한 이불이죠
그것도 두 장이나

그가 이불 한 장을 뺏어 갔어요
오늘 밤
나는 편히 자기는 틀렸어요

- 첫 시부터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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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의 왕국

소가 트림의 왕이자 이산화탄소 발생기람면
이 동물은 방귀의 왕이지 암모니아 발생기입니다
넓은 거실에서 서식하면서 쇼파로 위장하고 있죠
중추신경은 리모컨을 거쳐 TV에 가늘게 이어져 있습니다
배꼽에 땅콩을 모아 두고 하나씩 까먹는 습성이 있는데
이렇게 위장하고 있다가 늦은 밤이 되면
진짜 먹이를 찾아나섭니다
치맥이라고, 조류의 일종입니다
이 동물의 눈은 카멜레온처럼 서로 다른 곳을 볼 수 있죠
지금 프로야구와 프리미어리그를 번갈아 보며
유생 때 활발했던 손동작, 발동작을 회상하는 중입니다
본래 네발 동물이었으나 지금은 퇴화했거든요
이 때문에 새끼를 돌보는 건 흔히 어미의 몫이죠
그래도 한 달에 한 번은 큰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급격한 호르몬 변화 때문인데요
이를 월급이라고 합니다
이 동물은 성체가 되자마자 수컷끼리 모여서 각축을 벌이는데
이런 집단이 군대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거기를 끔찍이 싫어하면서도
거기서 축구 한 얘기는 자꾸 떠벌리는 습성이 있습니다
여자가 어딜 감히, 이런 소리도 어쩌다 내지만
대개는 빠지고 없는 털을 곤두세우는 것과 비슷한
과시행동입니다 실은 그래서
남은 솜털마저 죄다 뽑혔습니다만
가끔 퇴화한 앞발을 들어 사타구니를 긁거나
화장실 변기 주변에 오줌을 묻혀 영역을 표시합니다
아 방금 까무룩 눈이 감기기 시작했군요
짧은 주기의 동면이 시작된 모양입니다
곧 변태를 한 후에 먹이를 구하러 나서야 하거든요
저 증세를 월요병이라고 합니다
잠시만 더 그 잠을 지켜보기로 하지요

- 읽는 내내 성우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상상이 너무 잘 되는!! (울집에는 TV도 쇼파도 없으니 우리집 남자로 하는 상상은 아니지 말입니다.)
'동물계 소파과 의자속 남자 사람'이라는 부제에 또 한번 히죽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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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문학전집(1차분)

2. 변신
출근해야 하는데 그만 벌레가 되어 버렸다.
덕분에 푹 잤다.

8.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입술에 침이 마르는 동안 서둘러 고백하는
사랑한다고 얼굴을 부비는
인간들아, 너희도 내시가 되는 걸
중성화라 부르지는 않으면서 왜 내게만

10. 죄와 벌
시의 제목을 잘못 정했다
써도 써도 끝낼 수가 없다......

- 이 시집의 제목과 동일한 시의 제목입니다.
아, 웃겨요. 역시 남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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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에 등단하신 시인님은 시, 산문, 평론, 연구서 등 작업하신 것이 많습니다.
시인님의 나이를 유추해보건데.. 제가 96년에 20이었고, 갓 스물에 등단하기가 극히 드문 시절이었으니 적어도 저보다는 5살 이상 많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시 '월하의 공동묘지'에 시인님 나이의 힌트가 있었으니 급 검색해봅니다.
역시!! 10살 위 이십니다. 어쩌지 40~50대가 극 공감할 내용들이 많더라니요!!!

풍자와 유희가 넘치는 이번 시집
시인님의 다른 책도 이런 느낌일까요?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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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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