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 미선나무에서 아카시아까지 시가 된 꽃과 나무
김승희 외 지음, 이루카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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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토 #필사하기좋은책 #24_012 #협찬도서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지음_ 김승희, 에밀리 디킨슨 외
옮김_ 이루카
펴냄_ 아티초크

미선나무에서 아카시아까지 시가 된 꽃과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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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만 자생하는 미선나무의 꽃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는 꽃과 나무를 모티브로 희망과 사랑을 노래한 국내외 유수한 시인들의 명시를 담은 시선집이에요. 미선나무는 3.1운동이 일어난 해에 일본에 학명을 빼앗겨 일제 강점기의 시련과 슬픔을 한민족과 함께 견뎌내 온 인고의 식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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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첫 번째로 수록된 김승희 시인의 [미선나무에게]는 마음을 울컥하게 했어요.

'어제의 비가 오늘의 비에게 편지를 쓰고
내일의 비가 어제의 비한테 편지를 쓰는 것처럼
눈물의 색은 똑같고
비 맞은 사람의 사랑의 고백은 끝이 없고
밀양 덕천댁 할머니와 김말해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에게 편지를 쓰듯이
또 위안부 할머니들이 세월호 유족에게 편지를 쓰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위안부 할니들을 만나듯이
5.18 엄마들이 4.16 엄마들에게 편지를 쓰듯이
(중략)
당신에게 못한 1인분의 사랑의 말을
오늘 나는 또 누군가에게 꼭 해야 한다'

- 미선나무의 꽃말처럼 그들의 슬픔도 언젠간 사라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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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가 필 때는] _ E. E. 커밍스

(삶의 목적은 성장임을 아는)
수선화가 필 때는
'왜'를 잊고 '어떻게'를 기억하자

(중략)

그리고 (이따금 우리를 자유롭게 해 줄)
존재의 신비에 들 때는
'나'를 잊고 '나'를 기억하자

- 수선화가 예뻐서, 꽃말도 예뻐서 필사와 함께 그림도 그려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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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함께] _ 에밀리 디킨슨

나는 내 꽃 속에 나 자신을 감춰요
가슴에 그것을 단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당신은
나도 함께 달려 있다는 걸 몰라요ㅡ
나머지 이야기는 천사들이 다 알아요

나는 내 꽃 속에 나 자신을 감춰요
당신의 꽃병에서 나와 시드는데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당신은
나를 외로운 사람으로 느끼는군요

- [장미꽃에 관한 소네트 구절 모음](윌리엄 셰익스피어) 옆에 그려있던 장미삽화와 이 시가 더 어울린다고 느껴져서 필사와 활짝 핀 장미를 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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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_ 폴 베를렌

장미꽃은 새빨갛고 담쟁이는 시커맸다

내 사랑, 당신이 꿈쩍하기만 해도
내 절망에 불이 붙었지

너무 파랬다, 너무 부드러웠다 하늘은
너무 푸르러웠다 바다는, 너무 향기로웠다 공기는

그래도 난 아직 당신이 사라질까 두려워ㅡ
그 고통이란, 그 기다림이란!

밀랍 같은 호랑가시나무가 나는 지겨워
반들거리는 회양목이 지겨워

이 끝없는 시골 풍경이 나는 지겨워
사실 당신 말고는 모든 게 지겨워

- 당신 말고는 모든 게 지겹다라는 이 한 줄이 왜 이리 서글프게 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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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시를 읽으며 함께 담겨진 꽃과 나무 그림, 사진은 쓸쓸한 내 마음을 달래주어요. 그러다 그림을 그리고싶게 만들더라구요.

미술학원은 20여년 전 즈음에 기초단계까지만 배웠구요
미련이 남아 15년 전 즈음 찾아서 간 직장인취미미술학원이 다였던지라(여기서도 기초 단계 다니다 회사가 바빠져 중도하차했어요) 스케치로 된 그림을 보면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하지만 생각만큼 간절하지 않은 겐지 끄적이다 끝나고 말아요.(아.. 이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리뷰 어쩔....)

'미선나무에게'는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일반적인 슬픔도 사라지기 힘든데 그들의 삶에서 슬픔이 과연 사라질 날이 올까 싶더라고요.

그리움, 우울, 슬픔이 느껴지는 시집이에요. 봄이 오기 전 쓸쓸함을 제대로 느끼고 보내기에 딱이지 싶어요.

그리고 조금씩 음미하며 읽다가 맘에 드는 그림이 눈에 들어오면 연필로 밑그림 그리고 만년필로 다시 사각사각 그리니 집중도 되고 힐링도 되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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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집 고마워요.

@woojoos_story
@artichoke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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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그리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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