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 이전의 샹그릴라
나기라 유 지음, 김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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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1.화 #22_005 #협찬도서

[멸망 이전의 샹그릴라]
글_ 나기라 유 / 옮김_ 김선영 / 펴냄_ 한스미디어

누구보다 '나'를 미워하지만,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고 싶었어


ㆍ좋아하는 후지모리 유키에 앞에서 이노우에에게 괴롭힘 당하고 시달리는 에나 유키. 유키는 마음속에 칼을 품지만 늘 양처럼 참아낸다.

ㆍ에나 유키를 홀로 악착같이 키워낸 엄마, 에나 시즈카. 아들 유키가 괴롭힘 당하며 지낸다고 느끼는 그녀는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되갚아줬냐고 묻는 엄마다.

ㆍ20살에도, 마흔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양아치 생활을 하는 메지카라 신지. 조직의 형님에게 살인 청부 의뢰를 받고 고민하다 실행에 옮긴다.

ㆍ중학생 때 동네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 동네 록페스티벌에서 인기를 끌고, 전국 규모로 열리는 중고생 한정 밴드 콘테스트에 오사카 B지구 대표로 뽑혀 나간다. 그곳에서 스타를 키워내는 스카우트 담당자에 혼자만 발탁되어 밴드를 그만두고 도쿄로 떠난 야마다 미치코.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Loco라는 인기 가수가 되지만 삶이 밴드시절만큼 즐겁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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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자리에서 절망의 끝에 서있는 네 사람.
어이없게도 한 달 후 소혹성이 지구와 충돌해 세상이 멸망한댄다. 하루 아침에 세상은 엉망이 되고 자살, 폭동, 약탈 등 인간의 추악한 모습들이 도드라진다.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파광교'라는 사이비교의 신자들은 나라 곳곳에 테러를 자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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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남았다는 선언을 듣고 지구보다 먼저 인간이 망가지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든 법도, 상식도, 도덕심도, 싸구려 도금처럼 후드득 벗겨져간다.(112)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앞으로 한 달이면 죽는 이 마당에, 세상에 태어난 기쁨을 곱씹고 있다. 이런 막바지에, 어째서 내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어째서? 어째서?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202)

노력으로 피할 수 없는 천재지변을 눈 앞에 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쨌거나 살아남는 일뿐이다. 살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고, 나는 누구를 희생하더라도 아이들을 절대 굶기지 않겠노라 결심했다.(258)

"세상이 이렇이 되기 전보다 나는 내가 훨씬 좋아졌어. 예전 세상은 평화로웠지만 언제나 어렴풋이 죽고 싶다고 생각했거든. 지금은 죽고 싶지 않아. 하지만 앞으로 열흘밖에 없어. 슬프고, 무섭고, 최악이지만, 그래도 나는 조금 괜찮게 변한 것 같아. 세상이 그대로였다면 오래 살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이런 마음은 모른 채로 죽었겠지."(276)

앞으로 열흘이든, 일 초든, 그 순간까지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두 사람이 눈부셨다. 자랑스러웠다. 유키와 유키에는 나와 신지의 태양이다.(277)

멍하니 그저 죽음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건 견딜 수 없다. 그럴 바에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나, 무너지는 세상을 지탱하는 나, 그런 자부심으로 닥쳐오는 공포를 포장하는 편이 낫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앞두고 모두를 자기가 살아 있는 이유를 찾기 시작했고, 그것은 선악과 상관없이 이루어지고 있다.(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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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는 아빠가 죽고 없는 줄로 알고 17년을 살았는데 세상의 멸망을 앞두고 나타난 아빠의 존재, 그리고 자신에게 냉랭했던 후지모리의 진심과 속사정을 알게 된다. 세상이 멸망하는 날 마지막 공연을 한다는 Loco의 공지에 공연을 보러 함께 떠나며 겪는 유키, 유키에, 시즈카, 신지 네 사람의 모습이 진짜 가족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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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이라는 화두로 쓰이는 글을 많은 곳에서 보았지만 정작 나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해봐야 100문 100답 같은 곳에 써내는 정도?
한 달이란 시간이 남았다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 남을까? 추악한 모습이기보단 등장인물들처럼 나 자신을 마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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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하며 잘 읽었습니다. 고마워요.
한스미스터리 @hansmyst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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