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히스토리 -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대응 방식
세르히 플로히 지음, 허승철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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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5.일 #21_064 #협찬도서

세르히 플로히 [체르노빌 히스토리]
글_ 세르히 플로히 / 옮김_ 허승철 / 펴냄_ 책과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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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에 대처하는 소련 체제의 어처구니 없는 대응 방식


「체르노빌 히스토리」의 부제는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대응 방식'이다. 현재 체르노빌은 우크라이나 국가의 지역이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 당시에는 소련 체제하에 있었고 체르노빌 원전 폭발로 소련 체제 전체가 붕괴되는 소련 종말의 시작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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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체르노빌 원전에는 미국의 가압경수로형 원자로와 동일한 유형인 VVER 원자로를 설치하게 되어 있었다. VVER 원자로는 물이 전체 시스템이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냉각재로 사용되고, 냉각수의 순환이 정지할 경우 초과열이 효과적으로 핵분열을 차단하는 매우 안전한 설계이다. 체르노빌 원전에 설치할 모델로 선택되었지만, 권력 싸움의 한복판에서 VVER 원자로는 RBMK 원자로에 밀렸다. VVER에 비해 출력이 강력했을 뿐만 아니라 건설과 운영 비용이 적게 드는 원자로였고, 막강한 권력을 가진 예핌 슬랍스키와 RBMK 원자로 모델의 기술 감독자였던 아나톨리 알렉산드로프가 안전하다 주장하고, RBMK 설계자들이 비용 절감을 주장하였기에 시험을 완전히 마치지 못해 검증되지 않은 RBMK 원자로가 설치되었다. 이것만 보아도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예견된 사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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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라면 까야하는, 위에서 하라면 해야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어떤 이유가 되었든 멈춰야 하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그래서 생긴 인재다.
적절치 못했던 원자로에, 실험하면 안돼는 상황이지만 윗사람에게 잘못 보이면 자신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니 중간 관리자는 실험을 강행하게끔 아랫사람들에게 시켰고, 그러다 난 사고라 사고 당시 실험관계자 및 담당 원전 운영자들은 지진 발생이라 여긴 흔들림을 자신들이 낸 사고라고 인지하지도 못했다. 당연히 그 사고가 재앙이라 할만큼 엄청난 것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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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사고가 나면 제대로 된 뒷수습을 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허나 소련 연방 체제는 사고 수습을 하는데 힘쓰기는 커녕 사고 정보가 언론 및 세계로 전달되는 것을 막고 또 막았다. 세계 최초로 원자력 발전소를 세웠다는 사실과 핵의 평화적 이용을 자부하던 정권에겐 재난이 일어났음을 인정하는 것과 공포 확산에 대한 우려로 재난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동원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자존심이었겠지만, 체르노빌 재앙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당 관료들과 모스크바 당 고위층 간부간의 틈새를 벌려 놓았고, 나~~~아중 이지만 우크라이나는 결국 독립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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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히스토리」를 읽으며 제일 크게 든 생각은 '무지'로 인한 무조건 복종이 얼마나 큰 사태를 일으키는지 그들이 상상이나 해 봤을까? 이다.
명령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무리한 시험을 진행한 중간 관리자들, RBMK 원자로가 안전함에도 운영자들이 제대로 운영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는 연구진들, 사고 수습에 발빠른 대처를 했다면 방사능 피폭되는 주민들의 수가 어마무시하게 늘지 않았을텐데 공황상태를 야기할 수 없다며 사고 축소 및 은폐를 한 조금 높으신 분들, 그리고 끝내 책임 전가만 급급한 높디 높으신 분들로 인해 내 속은 고구마를 먹은 것 마냥 수시로 꽉꽉 막혔드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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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본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각국 대표 선수단이 입장할 때 어느 방송사에서 우크라이나 국가 소개 영상에 체르노빌 사진을 사용했다고 한다. 아무리 우크라이나를 소개할 만한 것이 없다해도 체르노빌 사진을 써야 했을까? 그들에겐 몇 십년이지만 체르노빌 사건의 심각성보다 이슈가 더 중요했던 건지 묻고 싶다. 체르노빌 사진은 아무 생각하지 않고 쓸 수 있는 사진이 아님을 알길 바랄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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