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마음 시인동네 시인선 205
이제야 지음 / 시인동네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 발행일 : 2023529

* 페이지 수 : 124

* 분야 : 한국 시

* 체감 난이도 : 보통


* 특징

1. 낯설지도, 난해하지도 않음

2. 기억해 두고픈 감성 글귀가 많음


* 추천대상

1. 가을 감성지수를 높여줄 시집을 찾는 사람

2. 차분하고 부드러운 결로 마음을 정돈하고 싶은 사람


♣♣♣









더는 자라나지 않는 감정을

지켜주고 키워주고 보듬는 오늘은 무얼까


아끼는 날들에 내일이 없는데

묵묵한 날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

말린 꽃은 어제보다 오늘 더 꽃이 아닌 꽃이 되어간다

우리처럼


나는 너를 사랑했으므로

오늘도 물을 준다 자라나는 만큼 자라지 않는 것들에게 (p. 13, 『나의 정원』 중에서)




불어나는 밀물 앞에서는 무엇이든 안고 싶어진다


사랑했던 것과 사랑할 수 없는 것과

다시 펼쳐져서 보이는 아련함의 간지러움 같은 것들


바다에 꽃을 심는다면 영원히 마르지 않을까


말린 꽃을 피우고 싶은 날이 있었다

피우고 싶은 것들에는 영원의 호흡이 있고 (p. 45, 『접은 말들』 중에서 )




너에게 보낼 수 없는 말들을 겨울의 햇살에 말려두었다


차가운 볕도 충분히 따뜻하다는 혼잣말이 안부를 닮을 수 있을까


겨울을 좋아하지 않는 너에게 가장 다정한 겨울을 주고 싶었어


공허한 긴 밤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처럼


때로는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은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


함께할 수 없는 계절이 없어지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꿨다. (p. 94~95, 『홍차』 중에서)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일상에서 그녀의 시집을 꺼내 펼치면 어느샌가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내리쬐는 것 같으면서도 마냥 따스하지만은 않은 그런 느낌의 시들이었다. 시집 속 시들을 찬찬히 읽어 나가다 보면 마음속 어딘가에서 아련함이 들리는 것 같기도 했고 바스락 소리가 날 듯한 마른 눈물이 쌓이는 것 같기도 했다. 어떤 대상에 충분히 빠져도 보았고 그것을 잃어 보기도 했다면 시인의 말들이 꽤 와닿지 않을까 싶다. 설레는 꽃향기와 열정적인 푸르름이 마르고 빛 바래 가는 지금의 계절과도 참 잘 어울린다고 느껴졌다. 가을날 감성지수를 높여줄 시집을 찾고 있는 이에게, 차분하고도 부드럽게 마음을 정돈하고 싶은 이에게 <일종의 마음>을 권해보고 싶다.





* 이 글은 이제야 시인님으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