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은 창백한 손으로
박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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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828

* 페이지 수 : 354

* 분야 : 스릴러 소설

* 체감 난이도 : 쉬움


* 특징

1. 이미지가 매우 잘 그려짐

2. 뒤로 갈수록 재밌음


* 추천대상

1. 흥미진진한 스릴러 소설을 찾는 사람

2. 영화 같은 소설을 찾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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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에서 소설은 한 살인 현장을 보여준다. 자신이 죽인 시체를 쪼그려 앉아 내려다보고 있던 남자. 그는 깔끔하게 죽였다고 생각한 시체가 갑자기 꿈틀대자 삽을 들어 올려 다시 한번 머리를 내리찍었다. 적막 속에서 수박 갈라지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고, 그는 나무토막과 다름없는 시신을 끌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며 무더위에 온몸이 땀에 젖었다. 그러나 곧 나뭇잎 사이로 비쳐든 햇살이 남자의 길을 비춰준다. 오늘따라 세상의 모든 것이 친절함을 베푸는 느낌이다. 이제 완전히 불태우기만 하면 끝이다.

아니, 새로운 시작이다. 여기서부터 모든 이야기는 시작된다. (p. 10)


본격적인 시작과 함께 공간은 의문의 살인 현장에서 강력반 형사 정연우의 방으로 옮겨간다. 전날 과음을 하고 잠들었던 연우는 다음날 새벽 강원도 선양의 살인사건 현장 수사 지시를 전해 받는다. 부사수 김상혁과 함께 찾아간 사건 현장 에덴 병원 509호 병실에는 기묘한 살인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피해자는 에덴 병원 차요한 원장으로, 이미 연명 치료를 중단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환자인데 범인이 굳이 찾아와 제 손으로 죽인 것이다. 그것도 알 수 없는 물건으로 목덜미를 깊게 찔러서 말이다. 무언가 깊은 원한이 있어 보이는 이 사건은 왜, 그리고 누가 저지른 것일까.


소설은 또 한 명의 시선에서도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로 설 연휴에도 로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던 변호사차도진이다. 사무실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오르던 그는 퀵 기사로 보이는 검정 헬멧을 쓴 거구의 남자와 마주쳤고 왠지 모를 찝찝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문의 편지 한 통을 건네받게 된다. ‘강원도 선양군 에덴 종합병원이라고 쓰여진 글귀를 보자마자 순식간에 얼굴이 굳어버린 도진은 떨리는 손으로 내용물을 확인했다.


- 선양 경찰서에 체포된 용의자의 변호를 맡을 것.

만일 그러지 않을 경우 15년 전 그날의 일을 낱낱이 밝히겠다.

용의자 : 에덴 병원 간호사 33세 유민희

혐의 : 살인 (p. 32)


도진에게는 어떤 과거가 숨겨져 있고, 이 사건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15년 전의 비극이 불러온 또 다른 비극이었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과거의 사건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었는지, 그리고 그 일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서서히 진실을 보여주었다. 과거와 현재 사건의 진범이 누구인지 궁금해 책을 손에서 놓기 어려웠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선양이란 소도시의 겨울 풍경과 으스스한 병원, 폐광의 이미지가 소설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욱 살려준다고 느꼈다. 이미지가 매우 잘 그려지는 소설이라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고, 그래서 이 작품은 언젠가 드라마나 영화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단 예감도 들었다.


뒤로 갈수록 더욱 재밌어지는 소설이었고, 반전도 예상치 못했던 것이라 놀라워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정연우 형사와 김상혁 형사의 케미도 너무 좋았고, 잠깐 등장하는 황 총경이란 인물의 캐릭터도 매력이 있어 그들을 2편으로 다시 만나보고 싶단 생각도 들었다. (작가님~~ 2편도 만들어주세요~~)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스릴러 소설을 찾는 이에게, 몰입감이 좋고 이미지가 잘 그려지는 소설을 찾는 이에게 이 책 <낙원은 창백한 손으로>를 추천하고 싶다.



* 이 글은 박영 작가님으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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