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트리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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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3628

* 페이지 수 : 376

* 분야 : 일본 소설


* 특징

1. 가족 구성원을 중심으로 한 성장 소설

2. 여름에 어울리는 푸릇한 이미지

3. 따뜻한 분위기


* 추천 대상

1.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을 찾는 사람

2. 여름에 어울리는 소설을 찾는 사람

3. 오가와 이토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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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는 해마다 여름이면 도쿄에서 특급 아즈사를 타고 찾아왔다. 어린 나에게 여름은 곧 릴리고, 릴리는 곧 여름이었다. (p. 12)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시골 마을 호타카에서 나고 자란 소년 류세이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 조용한 마을에서 류세이의 증조할머니(기쿠)고이지 여관이라는 낡고 큰 여관을 운영했고, 류세이네 가족은 그곳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여름만 되면 이곳에 류세이의 오촌 친척인 릴리가 놀러와 류세이와 그의 누나 쓰타코와 함께 놀곤 했는데


<달팽이 식당>으로 유명한 작가 오가와 이토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소설이라고 뽑았다는 작품 <패밀리 트리>는 예쁜 필터로 채색된 이야기 같았다. 딱 일본 느낌의 이야기랄까. 표지의 일러스트가 소설의 분위기를 상당히 잘 표현해 낸 것 같다.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화를 풀어 내는 소설 초반의 내용은 꽤나 재미있었고 기분 좋은 분위기를 내뿜었다. 그러나 중반 이후의 스토리에는 공감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내게는 기대 이하의 작품이었다. 내용이 우리나라에서는 금지된 로맨스이기도 했고, 공감하기 어려운 말이나 오글거리는 장면도 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평이 많은 소설이라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아도 괜찮을 것 같긴 하다. 소설이 그려내는 이미지가 초록 초록 푸른 느낌이라 여름과 매우 잘 어울린다고 느껴졌고, 글 자체도 술술 잘 읽혀 2-3시간이면 충분히 읽어낼 수 있는 정도이므로 가볍게 펼쳐 보기에는 괜찮은 책이다. 또한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공감 가는 내용도 꽤 있었다.


여름날과 어울리는 소설을 찾는 사람, 가볍게 술술 읽기 좋은 소설을 찾는 사람, 오가와 이토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책 <패밀리 트리>를 골라보아도 괜찮을 것 같다.





정말 많은 걸 잃었다. 나한테 남은 건 이제 이 밭하고 논뿐이야. 하지만 그 화재가 있었던 덕에 난 또 여기 논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거야. ( ··· 중략 ··· ) 불이 나서 다행이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 못 하고 또 그렇게 단순한 일은 아니다만, 그래도 말이다, 류세이.”

기쿠 할머니는 또렷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내 뺨은 그때 이미 눈물로 빛나고 있었을 터였다.

살아 있으면 꼭 좋은 일도 있는 법이야. 신께선 그렇게 심술궂은 일은 하지 않으신단다. 선하게 살기만 하면 언젠가 자기한테 돌아오는 법이야.” (p. 202)



바다는 아직 눈과 입, 코 주위에 털이 나지 않아 그곳만 연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발바닥도 꼭 마시멜로 같은 것이, 속에 분홍색 젤리가 든 느낌이었다. 만지니까 몰랑몰랑하고 기분 좋았다. 우유를 마실 때만 잠깐 실눈을 뜨고 늘 색색 잠을 잤다. (p. 79)




* 이 글은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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