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과거시제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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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행일 : 2023321

* 페이지 수 : 344

* 분야 : 한국소설 / SF 소설


* 특징

한국인의 감성이 묻어 있는 SF


* 추천대상

흥미로운 SF 소설을 찾는 사람


♣♣♣



이 책에는 배명훈 작가의 SF 단편 소설이 9편 실려 있다. 저마다 독특한 개성이 있는 작품들이어서 재미있게 읽혔다. 그중에서 세 편에 대한 감상을 아래에 짤막히 이야기해 본다.


수요곡선의 수호자

어지르는 일 밖에 하지 못하는 로봇이 있다면 어떨까. 왜 이런 쓸모없는 로봇을 개발했을까란 질문부터 나올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수요곡선의 수호자로 부르는 이 로봇은 너무나 고효율을 가진 성능 좋은 로봇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했다. 오로지 소비만을 위해서 태어난 로봇을 생각해낸 작가의 아이디어가 새로우면서도 재미있었고 이상하게도 공감이 갔다.


차카타파의 열망으로

처음에는 오타가 왜 이렇게 많지 생각하며 읽었던 작품이었다. 점점 읽다 보니 특정 자음 발음이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되었고, 작품의 중반쯤 가니 그 이유도 이해할 수 있었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우리들은 서로를 지키기 위해 마스크를 써왔다. 마스크는 서로를 향해 날아가는 침방울을 막아 우리의 감염을 막아주었다. 앞으로 우리가 코로나와 비슷한 감염병들을 여러 번 만나게 된다면 거리 두기와 마스크 쓰기를 생활화했던 것처럼 침방울을 적게 튀기는 언어습관 또한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 처음엔 신선하고 재미있는 발상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이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도 느껴졌다.


미래과거시제

이 작품은 ‘미래의 일을 마치 과거에 직접 겪은 것처럼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p. 92)에 대한 이야기였다. 흥미롭지만 익숙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읽는 내내 주인공의 이야기가 영국 드라마 <닥터후>의 닥터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작가노트에서 작가 역시 한때 닥터후에 빠져 있었단 말을 발견해서 내심 반가웠다.


이 책은 특별히 작품마다 뒤에 작가노트가 짤막하게 함께 실려 있어 이 작품의 발상이 어디에서 시작된 것이지, 그리고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썼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소설 작품들을 읽으며 작가의 마음이 궁금했던 나에게는 이 부분이 특별한 선물같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론 뒷부분보단 앞부분에 실린 작품들이 더 재미있고 와닿았다. 가장 재밌게 읽었던 작품은 <수요 곡선의 수호자> 였고,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판소리에 SF를 접목하여 신선하게 느껴졌던 <임시 조종사> 였다.


흥미로운 SF 소설을 찾는 사람에게, 한국적인 SF를 좋아하는 이에게 SF 단편집 <미래과거시제>를 읽어 보길 권해보고 싶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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