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3월
평점 :
품절




♣♣♣


* 발행일 : 202336

* 페이지 수 : 272

* 분야 : 한국소설 / 판타지소설


* 특징

1. 마음을 치유해 주는 힐링 글귀가 많음

2. 소설이 그려내는 이미지들이 예쁨


* 추천대상

1. 마음이 지치고 힘든 사람

2. 편안하고 따뜻한 판타지 소설을 찾는 사람


♣♣♣








마음의 얼룩을 지우고,

아픈 기억을 지워드려요.

당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구겨진 마음의 주름을 다려줄 수도,

얼룩을 빼줄 수도 있어요.

모든 얼룩 지워드립니다.

오세요. 마음 세탁소로. (p. 48~49)



봄과 가을만이 존재하는 따스하고 아름다운 곳. 날씨도, 먹거리도, 사람들도 모두 만족스럽기에 부정적인 감정은 존재하지 않던 그곳. 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태어난 한 소녀는 우연히 부모님의 대화를 엿듣다 자신에게 마법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 능력은 바로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치유하는 능력원하는 것을 실현하는 능력이었다. 그런데 이 능력을 처음 발견하는 이는 한동안 생각하고 꿈꾸는 일이 그대로 실현된다는 문제가 있었는데안타깝게도 소녀 역시 같은 일을 겪게 된다.


그날 밤. 엄마 아빠와 헤어지는 꿈을 꾸었던 소녀는 실제로 부모와 작별 인사조차 없이 헤어지게 된다. 사라진 엄마 아빠를 찾아 헤매며 수없이 많은 생을 다시 태어나 살아온 그녀는 이번 생에 #메리골드 라는 이름의 동네에 정착하게 되고, 이곳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모두가 잠이 든 깊은 밤, 커다란 꽃이 피어나듯 마음 세탁소가 조용히 빨간 빛 속에서 생겨난다. 한 잎, 한 잎, 웅크리고 있던 몽우리에서 꽃잎들이 기지개를 켜듯 한 층씩 건물이 피어난다. (p. 40)


그녀가 고른 업종은 바로 #마음세탁소 였다. 이곳은 1층에서 추천하는 차를 받아 마시고 2층으로 올라가서 세탁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세탁소에서 제공하는 티셔츠를 입고 지우고 싶은 기억을 떠올리면, 입고 있던 옷에 얼룩이나 주름이 생기게 된다. 세탁기를 이용하거나 손빨래로 나타난 얼룩을 지운 뒤, 빨랫줄에 널어 말리면 마음 세탁도 끝! 과연 그녀의 세탁소에는 어떤 손님들이 어떤 사연을 안고 찾아오게 될까.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사연은 마음이 아팠다. 잠긴 방 안에서 엄마를 기다리며 홀로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아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 학교폭력으로 인해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힘들어하는 사람들. 그래도 그들은 용기를 내어 자신의 아픈 과거를 마주하고, 지난 경험을 뒤로한 채 앞으로 나아가기를 선택한다. 과거에만 매달려 현재를 소모하던 삶에서 벗어나, 지금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에 집중한다.


가벼운 소설이라 생각하고 펼쳤는데 내용은 생각보다 무게감이 있었다. 편안한 분위기이고 술술 읽히면서도 마음속에 훅 들어오는 내용들이 많았다. 몇몇 부분의 표현이 식상하고 스토리도 치밀하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쉬웠지만, 읽는 이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면에서는 꽤 괜찮았던 작품이다. 소설이 그려내는 이미지가 환상적이고 예뻐서 이를 표현한 일러스트가 함께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소설이지만 #마음치유 에세이를 읽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힐링 글귀가 유독 많았기 때문이다. 마음이 지치고 힘든 사람, 위로가 되는 책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이 책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판타지 소설을 찾는 이에게도 권해보고 싶다.



마음의 얼룩도 그래. 자기 얼룩을 인정한 순간, 더 이상 얼룩이 얼룩이 아니라 마음의 나이테가 되듯이 말이야.

사는 거. 너무 두려워하지 마. 그날까지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 장담할 수 없는 너무 먼 미래의 일도 생각하지 마. 미리 걱정하지 마. 그냥 오늘을 살면 돼. 오늘 하루 잘 살고, 또 오늘을 살고, 내일이 오면 또 오늘을 사는 거야. 그러면 돼.” (p. 70)


마음의 겨울을 지날 때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이유는 이 계절이 지나갈 거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희망, 그것은 사람을 살게도 하고 죽게도 한다. 마음에 봄이 오고 때론 여름으로 불타고 그 뒤엔 서늘한 가을도 올 것이라는 희망이 사람을 살게 한다. 희망마저 없다면 우리는 이 삶을 어떻게 견뎌낼까. (p. 157)


이런 말 알아요? 기억이 열이라는 동그란 원으로 이어져 있다면 좋은 기억 하나가 안 좋은 기억 아홉 가지를 덮어준대요. 그래서 하나의 좋은 기억을 늘리는 게 중요하대요. 지나간 안 좋은 기억은 저 밑에 두고, 새로운 좋은 기억을 제일 위에 덮으면 어떨까요. 영희 삼촌한테 오늘의 기억이 다른 기억들을 이불처럼 덮는 커다란 원이 된다면 좋겠어요.” (p. 209)


만약 누군가 나를 비난하고 욕설을 퍼붓는다면, 받지 마세요. 택배도 수취 거부나 반품이 있듯이 나를 모욕한 그 감정이나 언행을 반품해보세요. 물건을 주었는데 받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닙니다. 누가 나를 싫어하고 미워한다면 그 마음을 받아서 상처로 만들지 마시고 돌려주세요. 받지 않고 돌려주었으니 상처는 내 것이 아니고 상대의 것입니다. 마음의 천국을 방해하지 말고 수취 거부하세요. 그래도 됩니다.” (p. 212)




이 글은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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