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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들꽃 산책
이유미 지음, 송기엽 사진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1년 5월
평점 :
<내 마음의 들꽃
산책>은 이전에 출간되었던 <내 마음의 야생화
여행>과 <내 마음의 나무 여행>을 한 권으로 합쳐서 내용을 가다듬고 새 제목을 붙여 펴낸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선 열두 계절의 식물 이야기를 멋진 꽃, 나무 사진과 함께 들을 수 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앞부분에서는 풀꽃, 뒷부분에서는 나무에 대해 이야기한다. 밖에서
만났을 때는 작아서 대강 보았던 풀꽃들을 이 책을 통해 큼지막하게 다시 만나니 이미 알고 있던 꽃들까지도 새로워 보였다. 꽃잎은 이런 모양이었고, 수술은 이렇게 생겼었구나. 이 계절에, 이런 곳에서 피어나는구나. 글과 사진을 통해 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가 떠올랐다. 시인의 말처럼 들꽃들은 자세히 볼수록 예뻤고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웠다.
이 책은 하나로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각각의 계절에 맞는
식물 이야기부터 읽어도 좋다. 편안하게 책장을 넘기며 들꽃과 나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숲속을 산책하고
있는 기분도 들었고, 숲 해설가 곁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책으로도 사계절의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다가올 계절의
들꽃과 나무들이 기대되어 계절의 변화가 기다려지기도 했다.
【 이름을 안다는 것은 숲을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을 비로소 하나하나 구분하여 알아보는 일이며,
그들과 함께하며 새록새록 깊어갈 인연의 첫 시작이 됩니다. 시인의 말처럼 그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되었듯, 우리가 이 봄에 만난 나무와 풀들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들은 비로소
우리에게 의미가 되고 위로가 되며, 행복과 지혜를 건네기도 하는 그 무엇이 되기 시작하지요. 그 순간은 우리가 지금까지 몰랐던,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상이 새롭게
열리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 (p. 53)
이 책을 읽은 뒤 집을 나서면 자꾸만 땅을 바라보게 된다. 이 꽃은 이름이 뭐였는데. 어떤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던데. 머나먼 나라에서 온 친구라던데 등등.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마음속에서 자꾸 이어진다.
지나가면서 마주쳤던 들꽃과 나무의 이름과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멋진 들꽃 사진이
가득한 식물 에세이집을 찾고 있다면 이 책 <내 마음의 들꽃 산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