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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100만 부 기념 특별판, 양장)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 머릿속에 있는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 주인공 윤재는 이 부분의 기능이 보통 사람들과 달랐다. 공포감을
비롯한 감정을 처리하는 곳인 편도체의 기능 이상으로 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이란 진단을 받게 된다. 엄마는 그런 윤재를 어떻게든 보통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고자 갖은 노력을 다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윤재는 묻지마 범죄로 눈앞에서 엄마와 할머니를
동시에 잃게 되는 끔찍한 사건마저 겪게 되는데…
【 “간신히 전학시킨 게
여기야. 그나마 인문계라면 체면은 섰겠지. 그 사람은 내
인생에 시멘트를 쫙 들이붓고 그 위에 자기가 설계한 새 건물을 지을 생각만 해. 난 그런 애가 아닌데······.” 】 (p.167)
【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 (p. 245)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책 표지의 소년의 표정이 불쾌하게 느껴져
볼 때마다 불편함을 느꼈는데, 다 읽고 나니 이 아이가 왜 이런 표정을 짓고 있는지, 이 책이 왜 이런 표지를 입고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주인공 윤재
같은 아이를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시선이 바로 이 책을 읽기 전 불쾌감을 느끼던 나와 같은 눈길이 아니었을까 싶었고, 그것을 느끼게 만든 표지 디자인에 감탄했다.
그러나 내용면에서는 기대 이하였다.
좋은 평이 많아 기대가 컸지만 소문만큼의 만족감은 느끼지 못했다. 주인공의 내적 성장을
극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10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배경과 그들의 고민이 녹아 있는 작품이란 점에서 10대 ~ 20대 중반이 읽기에는 좋을 것 같다. 작품은 캐릭터도 그런대로 매력이 있고, 술술 잘 읽히고, 적당한 감동도 주지만 너무 뻔하달까. 갈등의 해결과 성장을 보여주는
부분은 괜찮았지만 동시에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시작은 매우 대단한 것을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끝으로
갈수록 그 마음이 작아지게 해 아쉬웠다.
<아몬드>는 10~20대의 어린 독자들, 특히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권해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