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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 뇌를 재설계하는 자기연민 수행
샤우나 샤피로 지음, 박미경 옮김 / 안드로메디안 / 2021년 1월
평점 :
【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는
말은 불교 경전에 쓰인 팔리어로 삼빠잔나인데, 명확한 이해라는 뜻이다. 마음챙김은 우리가 현명하게 선택하고 인생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상황을 명확하게 보게 해준다. 】 (p. 75)
학창 시절 학교 배구팀 주장으로 활동하며 주 선수권 대회 우승과
대학교 조기입학까지 거머쥐었던 저자는 갑작스럽게 척추측만증 수술과 재활치료를 이어가게 되면서 고통과 두려움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일궈낸 것들을 영영 잃게 될까 봐, 지금 겪는
이 고통이 끝이 없을까 봐 불안해하던 그녀는 아버지의 권유로 존 카밧진의 <어디에 가든, 당신은 그대로 당신이다>를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그때부터
마음 챙김에 빠져들게 되었다고 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타고난 성향과 유전의 영향으로 각자의 ‘행복 기준점’이 정해지고, 살아가면서 행운이나 불운을 겪어 행복감에 변화가 생겨도 결국은 각자의 행복 기준점으로 돌아오게 되며, 이 기준점은 평생 동안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뇌 구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뇌를 단련해서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p. 48)고 주장한 신경과학자 리처드 데이비슨의
말을 들려주며, 내적 변화는 이 행복 기준점을 옮길 수 있으며, 이
책 또한 뇌 훈련을 통해 행복감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한다.
【 승려의 도움을 받은 뒤로 내 수행이 조금씩 달라졌다. 일단 판단하는
목소리를 그대로 믿지 않고 관찰하기 시작했다. 경험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호기심과 관심과 호의를 품고서 천천히 다가갔다. ‘똑바로 하려고’ 애쓰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놔두었다. 그 과정에서 마음챙김
수행이 정확히 뭔지 깨달았다. 마음챙김은 완벽해지는 게 아니라 그냥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었다. 】 (p. 44)
【 우리는 완벽함이라는 불가능한 기준을 세워놓고서 그 기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자신을 나무란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성공해도,
늘 충분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가? 더
열심히 노력하고 더 열심히 판단한다. 인생이라는 쳇바퀴를 더 빨리 돌리려고 미친 듯이 노력한다. 완벽함을 향한 노력은 결국 우리를 부족하고 지치고 외롭다고 느끼게 하며, 늘
결핍감에 시달리게 한다. 】 (p. 62)
“인생은 자기계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p. 62)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 같다는 저자의 조급한
물음에 그녀의 치료사가 했던 대답이다. 나 또한 이 말을 듣고 아차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나는 항상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저자의 말처럼 이것은 내가 애초에 완벽을 기준으로 나를 재고 판단했기 때문에 생겨난 믿음이었다. 저자는 우리가 ‘자기계발self-improvement에서
자기해방self-liberation으로 마음가짐을 바꿔야 한다’(p.
63) 고 주장하며, 자기해방은 우리에게 고칠 점이 있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 마음챙김은 수동적이지도 않고, 다 체념하고 무조건 수용하는 것도
아니다. 수용은 변화와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일 뿐이다. 우리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그 상황이 일어나길 원해서가 아니라 이미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부정하거나 걱정하거나 한탄하거나 분노하면서 꼼짝 못하는 게 아니라 수용하면서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다. 상황을 명확하게 바라볼 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 (p. 83~84)
【 우리는 스트레스를 우리 밖에서 벌어지는 일, 즉 우리에게 벌어지는
일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요인이 아니라 그 요인을 인지하는 방식이 괴로움의 정도를 결정한다.
우리는 난관을 통제할 순 없지만, 그
난관을 어떻게 인지하고 대응할지 선택할 수 있다. 명상 지도자인 사치다난다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파도를 막을 순 없지만, 파도 타는 법을 배울 순 있다.” 】 (p. 147)
【 ‘실수’를 배우는 과정의 일환이자 목표에 한층 더 다가가는
수단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그게 바로 마음챙김의 힘이다. ‘실수마저
발전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각각의 경험을 성장
기회로 본다면, 우리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가능성을 활짝 열 수 있다.
】 (p. 203)
마음 챙김은 특정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굴러가던 부정적 순환 고리를
멈추게 하고, 우리를 지금 여기에 머물게 하여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잊지 않도록 만들어준다. 그리하여 우리가 중요한 그것을 놓치지 않도록,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추상적이고 모호할 수 있는 마음 챙김과 관련된 개념들을 쉽게 설명하기
때문에 이해가 잘 되었다. 한 번에 쭈욱 설명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살을 보태는 식으로 반복적으로 설명해 주는 방식이어서 개념들을 머릿속에 저장하기에도 좋았다.
<마음챙김>은 마음 챙김에 대한 개념부터 실천 방법까지 모두 다 담긴 책이다. 그래서
마음 챙김을 처음 접하는 사람, 마음 챙김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 싶은 사람이 읽기에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