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인문학 수업 -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한, 개정판
김종원 지음 / 청림Life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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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한때 인문학 열풍이 불어 아이에게 인문학 서적을 읽히고 관련 교육을 시키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어린 나이에 벌써 어려운 인문 고전들을 읽었다는 아이의 사례를 접할 때면 뭔가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지만,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울 책들을 그저 읽히는 것이 효과가 있는 걸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 김종원 역시 아이에게 아무리 좋은 책을 권해도 아이가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 효과가 없다고 하며,한 줄을 읽어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p. 12)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그러한 진짜 독서, 진짜 인문학 공부를 하도록 이끌어주는 방법을 소개한다. 여기에서 그는 세계적 위인들을 만들어낸 인문학 공부법을 소개하고, 더 나아가 그들처럼 관찰하고 생각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알려준다.



<부모 인문학 수업>이라는 제목이 익숙한 이도 있을 텐데, 그것은 이 책이 2017년 출간되었던 것의 개정판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개정판은 겉모습만 새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 아니라, 내용적인 면에서도 추가된 부분이 있다. 바로부모의 철학을 만드는 인문학 필사 노트라는 부분인데, 이 부분은 저자가 20년 동안 직접 사색과 실천을 거듭하여 효과를 보았던 문장들을 실어 놓은 것으로, 독자들이 이 부분을 필사하고 낭독함으로써 흔들림 없이 자신을 지켜줄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도록 이끌어준다.



저자는 책의 시작 부분에서 <르 피가로>라는 한 일간지에 실렸던 기사 내용을 소개했다. 그 기사는 무엇이 학생들의 학업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가란 실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아이의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공부한 시간도, 아이의 지능지수도 아닌, 바로 인문학을 대하는 부모의 자세와 기초 소양’(p. 13) 이었다고 한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며 아이의 성취에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고, 그만큼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 또한 중요하게 여겨졌다.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소품과 부록》에서 사색훈을 언급했다.

글 쓰는 사람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뭔가를 나누고 싶어서 쓰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돈이 필요해서 쓰는 사람이다. 돈 때문에 책을 쓰는 사람은 생각이 있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쓰기 위해 생각한다.” (p. 46)



아이가 커서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 직원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속에는 네가 그게 아니면 어떻게 먹고 살겠니?’라는 아이의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관점이 녹아 있다. 아이를 믿기 때문에 그것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믿지 않기 때문에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p. 96)



인문학은 배우는 게 아니라 실천하며 쌓아가는 것이다. 제임스 밀의 삶은 우리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 ’시간을 어느 정도 투자하면 인문학을 배울 수 있을까?’라는 관점으로 인문학에 접근하면 공부는 영영 끝나지 않는다. 배우려는 마음을 버리고 그렇게 살 작정을 해야 비로소 공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지금까지 배우려는 마음으로 인문학을 공부했다면,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p. 118)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괴테의 어머니가 어린 괴테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가장 재미있는 부분에서 멈추어, 아이에게 스스로 뒷이야기를 상상해 보도록 이끌었다는 내용이었다. 아이에게 창의력을 길러주는 좋은 방법인 것 같아 우리 아이에게도 적용해 보고 싶었다.



<부모 인문학 수업>은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이 어린 시절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받았는지(또는 어떻게 그들의 자녀를 교육했는지)를 소개하고, 우리가 그들처럼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포인트들을 집어 알려준다. 단순히 인문학 책만 읽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아이를 이끌어 주어야 효과적인지 알려주기 때문에, 아이의 인문학 공부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인 부모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아이의 인성과 지성 모두를 키워주고픈 부모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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