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오은영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들어도 매우 공감되면서 마음 한쪽이 쿡 찔렸다. 다시는 안 그래야지 다짐해 놓고도 어느 순간 불쑥 튀어나오는 한 감정 때문에 아이가 잠들고 나면 반성의 시간을 가진 적도 여러 번이었다. 한참 욱하던 그때 펼쳐 보았다면 좋았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이제라도 아이와 좀 더 건강한 관계를 쌓으며 올바른 육아를 해 나가기 위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욱이란 무엇이고 왜 욱하게 되는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해, 여러 욱하는 상황들을 살펴보며 각각의 케이스 별로 숨겨진 아이의 마음과 부모의 마음을 살펴보고, 욱하지 않고 아이를 다루는 법, 부정적 감정 처리 방법을 지도하는 법, 부모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 등을 알려준다.


저자는 욱하는 것이 감정 표현이 아니라 감정 조절이 미숙한 것 이며, 이는 감정조절장애이자 감정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p.12) 이라고 말한다. 욱은 일상생활 중에서 만들어지는 부정적 감정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쌓여 있다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것인데, 아이들의 경우 성장해 나가면서 부모와 주변인들을 모델 삼아 감정 처리 방법을 배워 나가기 때문에 욱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 역시 그 모습 그대로를 배우게 되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겉으로 보이는 욱은 화만 해당되는 것 같지만, 그 안의 실체는 감정을 못 참는 것, 성급한 것’(p.22)이라고 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아이를 독립적인 존재로 존중하지 못할 때나 관계에서 상대를 내 마음대로 통제하고 싶을 때 욱하게 된다고 하며, 이는 대부분 원부모와의 문제에 기인한다고 한다.



많은 부모들이 욱해서 아이의 문제 행동에 공격적으로 잘못 대처해 놓고 얘가 좋은 말로 해서는 말을 안 들어서” “내가 좀 욱하잖아라는 이런 식으로 아이를 탓하거나 자기 행동을 합리화한다. 훈육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욱하지 않는다. 화가 났다면, 아이를 때리고 있다면, ‘훈육이라는 명칭만 붙였을 뿐이지 훈육이 아니다. ‘너 이리 와. 너 오늘 맛 좀 봐.’ 하는 심정일 가능성이 높다. 피상적으로 훈육의 흉내만 내고 있을 뿐이지, 그냥 욱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훈육은 실패하고 만다. 욱했다는 것은 본인의 감정 조절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고, 자신의 문제를 축소하는 것이다. 자기 문제를 축소하는 것은, 결국 자기 행동을 반성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p. 220~221)



욱하는 사람들은 감정을 차근차근 정리하는 것에 미숙하다. 쌓여 있던 감정이 울컥 나오기 때문에 굉장히 급하다. 급하게 표현되고 급하게 처리되는 특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분히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안 된다. 그저 상황을 빨리 종결시키고만 싶다. 아이와 엄마가 티격태격 하고 있는 것을 빨리 조용히 시키고, 끝내고 싶은 마음에 시끄러워! 하지 마!” 하는 것이다. 이것은 문제 상황을 제대로 처리한 것이 아니라 그냥 종결만 시킨 것이다. (p. 304)



나 또한 병원에서, 강연에서, 방송에서 늘 아이를 좀 기다려 주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모들은 아이를 기다리는 것을 화를 누르고 참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아이를 기다려 주라는 표현이 마치 아이를 한번 봐주라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런 것 같다. 육아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당연한 것을 참아 준다고 생각하면, 순간 욱하게 된다. 참을수록 단단한 공이 되어 튀어나온다. 참아 준다고 생각하면 내가 아이에게 굉장한 희생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참고 참다가 이젠 도저히 못 참겠어가 되는 것이다. (p. 318)



이 책은 그동안 부모들이 잘 몰랐던 것이나 오해하고 있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따져보며, 무엇이 바른 방향이고 어떻게 해야 그 길로 나아갈 수 있는지 알려준다. 많은 부모들이(나를 포함)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의 부족한 점들을 깨닫게 되어 마음이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몰라서 못 했던 것들이 많았다 해도, 이제부터라도 알았다면 바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그 길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시작점 또는 전환점으로 삼아 많은 이들이 행복한 육아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길 바란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는 그동안 읽었던 오은영 박사님의 책들 중 가장 좋았던 책이다. 평소 욱하는 성향이 있었던 지라 더욱 내용이 와닿았던 것 같기도 하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들 모두에게 필독서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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