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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의 기억 (Leaves)
스티븐 헉튼 지음, 김지유 옮김 / 언제나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표지 그림 속 어른 나무와 아기 나무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에
반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서로를 다정스레 바라보는 모습과 따뜻한 색감으로 물드는 노을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그림책은 표지에 나와 있듯이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주인공이다. 큰 나무는 작은 나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비바람과 뜨거운 태양빛을 막아주며 사랑으로 돌봐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나무는 작은 나무에게 나무로써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큰 나무는 자신의 무성한 나뭇잎들을 자신이 살아온 ‘삶의 기억들’이라고 말한다. 살아오면서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들은 떨궈내고 새롭게 돋아난 좋은 것들만 싱그러운 잎으로 키워낸 큰 나무는 그림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보여준다.


이 책을 보며 마음이 차분하고 따뜻해지면서도 동시에 서글펐던 것은
나무의 이야기가 순환하는 인간의 삶을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인 것 같다.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인지
큰 나무와 작은 나무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으로 겹쳐져 보였다. 첫 장면에서 두 나무의 만남 앞에 놓여있던
노란 나뭇잎은 마지막 장면에서도 다시 보인다. 이 장면에선 할머니에서 엄마로, 엄마에서 아이에게로 이어지는 삶의 순환, 사랑의 대물림이 떠올랐다.
작은 나무는 큰 나무와 보낸 사랑의 기억들로 추운 겨울의 시간을
무사히 버텨낸다. 그리고 그 기억은 작은 나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도록 이끌어주며, 이제는 또 다른 작은 나무에게 자신이 받은 것을 베풀도록 만들었다. 지금
우리가 함께 하는 이 시간이 훗날 아이에게는 어떻게 기억될까. 마음이 지친 어느 날 지금의 기억들이
아이에게 힘이 되어주는 날이 올까. 두 나무의 모습은 계속해서 나와 아이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지금 우리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었다.
이 그림책은 읽을수록 성인을 위해 쓰였다고 느껴졌다. 작가는 큰 나무의 말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었고, 지금
나의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느끼도록 만들어주었다. 그림책을 읽으며 이렇게 많은 눈물을 쏟아 보긴 처음이었다. <나뭇잎의 기억>은 귀여운 그림체, 따뜻하고 편안한 색감, 좋은 글귀,
감동적인 스토리를 모두 가진 그림책이었다. 어른들이 읽기에 좋은 그림책, 감동적인 그림책을 찾는 이에게 <나뭇잎의 기억>을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