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트 -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
최인철 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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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트> 2020년 가을혐오라는 주제로 열린 온라인 컨퍼런스Bias, by us’에서 강연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출간된 책이다. 책에서는 혐오에 관해 9명의 학자들이 이야기를 풀어낸다. 혐오의 기원부터 시작해, 혐오의 온상지 역할을 하게 된 인터넷, 혐오의 역사 등 책 속에는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했다. 책은 각 챕터의 시작 부분에 QR코드를 삽입해 해당 강연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해 두었기 때문에, 혹시 책 내용에 집중이 어렵다면 영상을 먼저 시청하고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혹은 책을 읽고 영상을 시청함으로써 내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타인의 관점에서 그 사람의 감정이나 의견을 느끼고 이해해보는 것을 공감이라고 부르는데 이때 타인은 누구일까요. 가장 쉽게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됩니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겠죠. 나와 역사적 경험과 사회적 맥락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 그래야만 타인의 관점에서 쉽게 그 사람의 감정이나 어떤 태도를 이해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공감한다고 하는 것을 가만 내버려 두게 되면 우리는 나와 같은 집단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할 여지가 크지만, 나와 역사적, 문화적, 시대적 맥락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는 공감을 경험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공감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매우 좋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타인이 자기가 속한 집단에 국한되게 되면 오히려 그것의 부작용으로 인해 내집단이 아닌 사람들을 혐오하고 차별하고 그리고 무관심해지는 그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p. 43)




온라인에서 편향된 정보 습득은 확증편향을 강화시키고 또 반대로 확증편향은 온라인에서의 편향된 정보 습득을 강화시킵니다. 앞선 논의와 연계하면, 인터넷 미디어 환경은 편향된 정보 습득을 강화시키는 경향이 있고 이러한 편향성은 침묵의 나선, 연쇄 하강, 집단 극화로 설명되는 사회심리학적 기제와 맞물리면서 혐오표현을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소수 의견에 불과했던 혐오 메시지를 지배적인 의견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게 만들고 영향력을 넓혀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p. 82)




집단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악한 것도 아니고 선한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어떻게 인식하고 수용하고 활용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누구인가라는 것은 지속적으로 던져야 될 질문입니다. 그에 대한 명확한 성찰이 없으면 우리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을 대상화하고 차별하고 탄압하고 무시할 수 있습니다. (p. 208)




기대 이상으로 매우 괜찮은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 중 하나인 차별, 혐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의미 있었다. 책을 읽으며 왜 최근 들어 우리 사회가 편을 가르고 혐오의 시선으로 타집단을 바라보는 일이 늘어났는지, 역사 속에서 찾아본 혐오와 차별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혐오를 줄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과 고민을 해보게 되었다.



‘혐오 현상의 이해와 과제편에서 홍성수 교수는 혐오는 그 자체로 옳지 않은 일일뿐더러, 문젯거리에 대한 원인이 아닌 단순한 핑계나 희생양을 찾는 것일 뿐이기에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혐오의 온상지가 된 인터넷편에서 김민정 교수는 우리가 모두 주류성과 비주류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p.86)고 말한다. 그녀의 말대로 자신이 주류로서 가졌던 이익과 비주류로서 받았던 불이익에 대해 떠올려보면 타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느끼기 쉬울 것이다. 우리 사회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더 살만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함께 고민하며 답을 찾아본다면 참 좋을 것 같다.



한 쪽에 과잉 공감하는 순간, 다른 쪽에는 폭력이 될 수 있다. 나는 여태껏 이 책만큼 입체적인 방식으로 이 당혹스런 메시지에 다가간 책을 읽어보지 못했다. 혐오의 시대를 무사히 건너기 위한 필독서다. (p. 15, 장대익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추천사 중에서)



너무나 유익한 책이었다. 이 책은 지금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꿈꾸며 모두에게 <헤이트>를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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