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4
루이스 캐럴 지음, 김민지 그림, 김양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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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번 예쁜 일러스트가 인상적이었던 <오즈의 마법사> 이후로 인디고 고전 시리즈 중 고르게 된 책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역시 어릴 때 읽었던 그림 동화 형식의 책 이후로 한 번도 찾지 않았었다. 그림책에서 보았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어서 그런지 책의 초반부는 약간 어색했다. 그러나 새로운 형식에 이내 적응하고 집중하게 되었다.




강둑에서 따분함을 느끼며 앉아있던 앨리스는 흰 토끼 한 마리가 쌩 지나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그 토끼는 뭔가 이상했다. 옷을 입고 회중시계를 쳐다보며 말을 하는 토끼라니. 지루함에 지쳐있던 앨리스는 토끼를 쫓아가기 시작한다. 열심히 뛰어가던 토끼는 굴 속으로 쏙 들어갔고, 앨리스도 뒷일 따윈 고민하지 않고 굴 속으로 따라 들어갔다. 엄청나게 깊고 깊은 굴을 통과해 도착한 곳은 천장이 낮은 긴 복도였다. 따라가던 토끼는 놓치고 낯설고 이상한 공간에 혼자 남겨진 앨리스.



앨리스가 작은 문을 통과해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하자 몸이 작아지는 음료가 나타나고, 몸이 커져 탁자 위의 열쇠를 잡고 싶다고 생각하자 몸이 늘어나는 케이크가 나타난다. 앨리스가 가게 된 이 ‘이상한 나라’는 꿈 속의 공간 같았다. 모든 것이 내 의식의 흐름대로 이어지며, 말도 안되는 사건들 속에서 내 생각대로 무언가가 ‘짠’하고 나타나는, 그럼에도 크게 이상함을 못 느끼는 그런 꿈 말이다.




“ 집에 있을 때가 훨씬 좋았어. 계속 커졌다 작아졌다 하지도 않고 쥐나 토끼가 이래라저래라 말하지도 않았잖아. 토끼 굴로 들어오는 게 아니었어. 하지만 그렇긴 해도, 이렇게 사는게 더 재미있기도 해! 나한테 벌어질 일들이 너무 궁금하단 말이야! 동화책을 읽을 때마다 그런 건 동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그 일을 내가 겪고 있는 거잖아!” (p.57)




이야기는 계속해서 말도 안되고 이상하게 흘러만 간다. 그러다가 갑자기 앨리스는 꿈같은 공간에서 꿈을 깨는 것으로 그곳을 벗어나게 된다. 지루한 현실로부터 떠나 환상의 공간에서 모험을 하고 돌아 온 앨리스를 보며 책을 읽는 나 역시 환상의 공간에서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환상의 공간 속을 거닐다 와서 인지 책을 읽은 뒤에 생각도 더 자유로워진것 같았다.




“언니는 눈을 감은 채 자리에 앉아 자신이 이상한 나라에 와 있다고 반쯤 믿었다. 다시 눈을 뜨면 모든 게 따분한 현실로 바뀌리라는 걸 알면서도. 풀잎들은 단지 바람 때문에 바스락거리는 것이고, 연못이 일렁이는 건 갈대가 흔들리는 까닭이고, 달그락거리는 찻잔 소리는 양의 목에 매달린 방울이 딸랑이는 소리로 바뀔 테고, 여왕의 고함 소리는 양치기 소년의 목소리로 바뀔 터였다. 아이의 재채기, 그리핀의 새된 소리와 다른 이상한 소리들은 (언니가 알기로) 분주한 농장의 소음으로 변하고, 멀리서 들리는 소 울음소리는 가짜 거북의 서글픈 흐느낌을 대신 할 것이다.” (p. 205~206)




모두가 다 아는 그 이야기지만, 새로운 일러스트와 함께 새로운 느낌으로 새롭게 앨리스를 만나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또한 동심을 되찾고 싶은 사람, 책과 함께 상상의 공간 속으로 떠나고 싶은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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