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 애착장애
오카다 다카시 지음, 이정은 옮김 / 메이트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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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육아서에서 아이와 주양육자간의애착관계 형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동안은 아이를 기르는 엄마의 입장에서애착이란 것을 바라보았을뿐, 성인과는 큰 관련이 없는 개념으로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은 다 큰 어른들이 과거의 잘못 형성된 애착으로 마음의 병을 앓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 보였다.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들 중 일부도 어쩌면 불안정한 애착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어릴 때 제대로 쌓지 못했던 애착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고통받는 것일까? 혹시 내가 놓쳤던 무언가 때문에 내 아이도 언젠가 마음을 다치는 일이 있지는 않을까? 이 책의 제목만 보아도 많은 고민과 걱정거리들이 생겨났다. 나는 복잡한 머릿속의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오늘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 애착장애>의 첫 페이지를 넘겼다.





♣ ♣



책 속에서 인상깊었던 부부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원래 애착 타입은 한 살만 돼도 이미 차이가 드러나는데, 이후 성장 과정을 통해 다양한 수식을 받거나 선천적 기질과 후천적 체험이 융합하면서 여러 갈래로 진화해간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인격은 특성이 완전히 딴판이어서 같은 회피형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다.


회피형 같은 경우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내성적 타입으로, 자기 주장을 하거나 타인과 적극적으로 접촉하기를 꺼리며 행동을 억제한다. 또 하나는 오만한 타입으로, 건조하고 공감 능력이 부족하며 상대를 업신여기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한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태도는 고압적이며 상대를 힘이나 논리로 굴복시키려고 든다.” (p. 74~75)


같은 유형의 애착 타입이어도 자라면서 여러 갈래로 나뉘어 다른 모습을 띄게 된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다른이와 관계를 맺지 못하고 혼자 있기를 원하는 사람과 자기주장이 강하며 자신감을 넘어서 자만이 심한 사람은 서로 전혀 다른 문제를 가진 것 같아도 들여다보면 뿌리가 같다.







“ ‘수학 불안(mathematics anxiety)이라는 전문용어가 있다. 수학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인지적 능력 외에 문제를 풀 때의 불안이 관련한다. 이것이 수학 불안이다.


(중략)  최근 연구에서 수학 불안이 애착 안정성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어릴 적에 애착이 불안정하면 수학 불안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성별이나 나이, 지능지수와 관계없이 인정되었다. 안정된 애착은 아이가 능력을 발휘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만, 애착이 불안정하면 실력보다 못한 성적에 만족해야 한다.” (p. 79~80)


‘수학 불안에 관한 내용은 흥미로웠다. 수학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것이 애착과 관계될 수 있을 줄은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마음 속에 불안이 가득하다면 공부뿐만 아니라 다른 작업들을 수행하는 데에도 많은 불편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수학 성적이 불안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애착 안정성이 수학 성적에 관여하는 비율은 약 20%’(p.80) 라고 한다. 그렇지만 20% 정도의 비율은 아이의 시험 성적, 입시 합격여부 등에는 꽤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는 아이의 낮은 수학 성적을 보며 아이를 야단치기 전에, 부모 스스로 아이에게 어떤 불안감을 안겨주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부터 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 같다.







이 두가지 이야기는 의존하던 알코올이나 약물을 제거한다고 진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려준 사례다. 안타깝지만 의존이라는 건, 그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라는 점이다. 의존은 나쁘다거나 그만두어야 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p. 121)


책 속에는 각각 알코올과 각성제에 의존하던 두 환자의 사례를 소개한다. 그들은 의존하던 대상을 힘겹게 끊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살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존증 환자가 백해무익한 의존 대상을 끊어버리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당사자에게는 자신을 갉아먹는 그것이 살기 위해 붙잡고 있는 마지막 생명줄 일지도 모른다.









애착 장애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장애이므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극복할 수 있다. 근본적인 원인은 안전기지의 부재다. 안전기지가 되는 존재와의 관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동시에 스스로 일어서서 고통을 버텨내고 길을 걸을 수 있게 만드는 기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것이 없으면 자립하기 힘들다.” (p. 225)







아내는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것을 귀찮아하고 아이는 부모를 돌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라는 생각이 일반화됐다. 남자도 여자를, 또한 여자도 남자를 보살피지 않는다. 모두 자기 일만으로도 정신이 없다. 남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


부모에게조차 제대로 양육받지 못한 아이는 부모에 대한 애착이 없으므로 나이든 부모를 보살피려고 들지 않는다. 부모는 커녕 자기 자식을 키우기도 부담스러워하며, 남에게 맡기는 게 보통이 되었다. 돌봄의 아웃소싱이 진행되며 직접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p. 242)


저자는 일본 사회에 대해 말한 것이지만 이는 요즘 우리나라에도 해당되는 이야기 같았다. 저자는 일본 사회가 회피형 애착 으로 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현재 우리가 겪는 사회 문제들 중 몇몇은 불안정한 애착이 원인이 된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크고 작은 파도를 만나게 된다. 내 아이가 살아가면서 맞닥드릴 파도 앞에서 힘들어할 때 아이가 믿고 기댈 수 있는 튼튼한 기둥이 되어주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애착이다. 안정된 애착 관계를 쌓아 아이가 안심하고 쉬어갈 수 있는 안전기지가 되어주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성인들이 겪는 마음의 문제들 속에 불안정한 애착이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혀 관계없어 보였던 신체적 증상들에도 애착은 관련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엄마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어릴 때 부모와 맺는애착관계가 인생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고 싶다면, 마음 속 어떤 부분이 아프고 불편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좋은 책 추천합니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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