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인류 - 메타버스 시대, 게임 지능을 장착하라
김상균 지음 / 몽스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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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좋아하는 남편과 막 게임을 좋아하기 시작한 아이를 보면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곤 했다. 내가 게임을 좋아하지도, 즐겨하지도 않아서인지 게임에 빠져 있는 둘의 모습을 보면 뭔가 모를 답답함을 느꼈다. 매체에서 보도되는 게임의 유해한 점들만 떠오르면서 왠지 말려야만 할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전 이 책 <게임 인류>의 소개글을 보며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메타 버스 시대, 게임 지능을 장착하라란 문구를 보니 게임을 즐겨 하는 것이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닌 듯 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서 남편과 아이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어떻게 바뀔지 또한 궁금했다. 나는 그러한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이 책을 읽게 되었다.











게임은 동서양의 여러 문화권에서 역사의 주요 장면에 등장한다. 때로는 신의 뜻을 가늠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때로는 새로운 지식을 태동시킨 불쏘시개였으며, 사회생활과 삶의 방향을 일러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역사에 기록된 게임은 인간에게 즐거운 경험과 다양한 배움을 주는 도구이자 성장의 동반자였다. 네덜란드의 역사·문화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류의 역사, 문화, 사회에서 놀이와 게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현생 인류를 놀이하는 인간, 즉 호모 루덴스라 정의하기도 했다.” (p. 33)


저자는 오래전 귀족들의 고급스러운 취미 생활이었던 게임이 산업혁명을 거치며(우리나라의 경우 6.25 이후 급성장 시기를 거치며) 쓸모없는 것으로 전락했다고 한다.






어른들이 원더랜드를 찾아 게임으로 진입하는 이유도 이러한 결핍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직장 업무는 탐험-소통-성취가 있어도 대부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서 주어지는 것들이다. ‘의무가 더해지면 미션에 온전히 공감해 나의 미션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시키니까 해야 하고, 그래야 월급을 받을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게임 속 원더랜드의 모든 탐험-소통-성취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미션을 선택할 자유가 있고, 그 과정에서 공감이 더해지며, 내 미션이라는 소유감도 있다.” (p. 60)


인간이 게임에 이끌리는 심리를 잘 파악하여 실생활에 활용한다면 업무능력이나 공부에서도 능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을 통해 유저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도전', '경쟁', '탐험', '자기표현', '고난' 등 게임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경험에 대해 20가지 정도 이야기한다. 그러나 매출을 위해 자극적이기만 한 게임을 만들어 도박과 같은 중독을 일으키는 게임도 있기에, 좋은 게임을 가려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여 말한다.




게임과 협업하는 명품 브랜드의 이야기들도 놀라웠다. 루이비통은 2019년 <리그 오브 레전드>와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게임 속 캐릭터의 스킨을 제작하기도 하고, 게임 속에서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서 게임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또한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란 게임 속에서 선거 유세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고 한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세상은 많이 변했고 나만 뒤쳐져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집 열 장 풀면 한 시간 동안 게임하게 해줄게.” , “학원 안 가면 오늘 게임 시간은 없어.” 처럼 갈망의 대상과 회피의 대상을 묶어서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반복되면 아이는 게임=좋은 것, 공부=나쁜 것으로 인식하고, 결국 공부란 게임을 방해하는 짜증 나는 것이 되어버린다. 게임을 못 하게 된 분노가 고스란히 공부를 향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을 더욱 갈망하고 공부를 더욱 싫어하게 될 것이다.” (p. 159~160)


아이가 정해진 양의 공부를 끝내면 보상의 개념으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오히려 공부를 더 멀어지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책도 읽고 게임도 하면 좋겠지만, 게임이 훨씬 자극적이고 직관적이다 보니 아이가 게임에 노출되는 순간 책 읽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이럴 때 좋은 게임을 찾아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처럼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 있다. 이런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설에도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호기심으로 발전되면 아이 스스로 책을 찾아 읽게 된다.” (p. 166)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게임들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찾아보니 닌텐도 스위치에서 플레이할 수 있던데, 아이에게 고전소설 읽기를 강요하기보다 이런 게임을 추천해주며 다양한 통로로 고전에 관심을 가지도록 이끌어준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게임은 동료 학습 효과가 크다. 친구 10명이 특정 게임을 한다면 유행처럼 나도 해야 하는 것으로 인지한다. 부모도 교사도 게임은 대화의 소재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또래들끼리 주고받는 정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아이와 함께 게임을 즐기라.”는 말이 조금 부담스럽더라도 시도해 볼 것을 권한다. 책을 읽은 후 독서 노트를 작성하거나 책의 내용에 대해 대화를 나누듯 자녀와 게임에 대한 얘기를 나누게 될 것이다. 그래야 게임 연령을 무시한 자극적인 스토리나 그래픽, 광고로부터 자녀를 보호할 수 있다. 직접 플레이하기 어렵다면 유튜브, 트위치 등을 통해 게임 방송을 보는 것도 괜찮다.” (p. 168)


게임에만 빠져 부모와 대화가 단절된 자녀를 둔 경우에, 부모가 먼저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해보면서 아이의 마음에 다가가 보는 것도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책의 뒷 부분에서는 게임과 관련된 직업을 소개하는 내용도 있었다. 새로운 게임 하나를 개발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업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게임과 관련된 직업이라고 하면 프로게이머와 게임 스트리머, 그리고 게임 개발자 정도를 떠올렸는데, 이 책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어떠한 일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 아이가 게임 관련 직업을 갖고 싶어한다면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었다.











저자가 게임을 너무 긍정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내용들은 나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었고, 미래 사회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기에 의미가 있었다.




가까운 우리의 미래와 게임의 접점이 궁금하다면,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가 걱정된다면 <게임 인류>를 읽어 보길 추천한다.


이 책은 내가 몰랐던 분야의 지식을 채우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게임과 관련된 변화들은 꽤나 생겨나고 있었지만, 내가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알아보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나처럼 게임은 나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특히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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